6년반 만에 대선 풍향계 아이오와 방문…대권행보 시작 관측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6년반 만에 '대선 풍향계'로 여겨지는 아이오와주를 찾았다.

2008년 1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참석 이후 처음이다.

아이오와는 민주당이 역대로 대선이 있는 해의 1월 초에 코커스를 개최해 후보 경선의 첫 포문을 여는 곳으로, 미 정치권에선 그가 이번 방문을 시작으로 대권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아이오와 남동부 인디애놀라에서 열린 톰 하킨 상원의원 주최 연례 '스테이크 프라이'(Steak Fry) 행사에 주요 연사로 참석했다.

스테이크 프라이 행사에선 '대선 잠룡'의 연설을 듣는 것이 관례로 돼 있다.

이번 행사는 정계를 은퇴하는 하킨 상원의원이 역대 37번째이자 은퇴 이전 마지막으로 주최하는 스테이크 프라이 행사로, 클린턴 전 장관은 연설 대부분을 그의 '업적'을 기리는데 할애했다.

하지만, 약 5천 명의 행사 참석자 대부분은 그의 대권 관련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클린턴 전 장관 지지자들은 '레디 포 힐러리'(Ready for Hillary) 등의 지지 팻말을 들고 주요 발언 때마다 환호를 보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연설에서 "내가 대선 출마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오늘은 그 자리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사실상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도 전략상 발표 시점을 늦추는 모양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앞서 지난 5일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국립대극장에서 열린 2014 멕시코포럼 초청연설에서 "대선 출마는 매우 중요한 일로, 나는 분명히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 대선 출마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로, 내년 초에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외교 문제를 둘러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갈등 이미지'를 불식시키려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과거 이 자리에 상원의원이 한 명 있었는데 그 사람이 지금 미국의 대통령이 돼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과 라이벌에서 파트너로, 친구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앞서 지난달 10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대(對) 시리아 정책을 '실패'라고 규정한 뒤 '멍청한 짓은 하지 마라'(Don't Do Stupid Stuff)는 오바마 외교독트린에 대해 "위대한 국가는 원칙을 수립하는 게 필요하다.

'멍청한 짓은 하지 마라'는 말은 원칙이 아니다"라고 공개 비판했다가 논란이 일자 이틀 뒤 전화를 걸어 "공격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공개된 CNN 방송과 여론조사전문 ORC의 공동조사 결과 아이오와 등록 유권자 가운데 민주당 지지자의 53%가 2016년 대선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찍겠다고 답변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의 지지율은 15%, 7%에 각각 그쳤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