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 187명…"고농도 분진에 불꽃 일어 폭발한 듯"

중국 장쑤(江蘇)성 쿤산(昆山)시의 한 금속공장에서 2일 오전 7시37분께(현지시간) 폭발 사고가 나 3일 현재까지 6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 관영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44명이 즉사했고 25명은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목숨을 잃었다.

1차 집계 결과 부상자도 187명에 달한다고 쿤산시 당국은 밝혔다.

부상자 대부분의 화상 부위가 몸 전체의 90% 이상인데다 경상자의 경우도 50% 이상이어서 추가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사고는 쿤산시 개발구에 있는 중룽(中榮)금속제품유한공사(중룽금속) 생산공장의 자동차 휠 광택 공정이 이뤄지는 작업장에서 발생했다.

작업장 공기 중 분진 농도가 지나치게 높은 가운데 불꽃이 일면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사고 당시 공장에는 총 264명이 근무 중이었으며 주말을 맞아 추가 근무를 하던 근로자가 많아 희생자 규모가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안 당국은 이 회사의 회장과 사장 등 책임자 5명을 구류조치한 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이 긴급 출동해 현장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대규모 사상자 발생을 막지는 못했다.

중룽금속은 미국 GM의 하청업체로 알루미늄 합금, 전기도금 등을 전문으로 하는 대만계 외자기업이라고 신경보(新京報) 등은 전했다.

대만 국민당은 이날 대륙 사무부 구이훙청(桂宏誠) 주임을 통해 마잉주(馬英九) 주석이 전하는 희생자와 가족들에 대한 깊은 애도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사고로 사상자가 대거 발생함에 따라 기업들의 부실한 공장관리 실태가 또 한번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부상자 구조에 전력을 기울이고 사고 원인을 철저히 밝히는 동시에 사업장 안전조치도 한층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중국 국무원은 사고 직후 왕융(王勇) 국무위원을 대표로 하는 사고대책반을 현장에 급파, 사고 수습과 원인 조사 등을 지휘하도록 했다.

국가안전생산감독관리총국도 양둥량(楊棟梁) 국장을 사고현장에 파견하고 국내의 분진 폭발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사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고인민검찰원도 검사를 파견, 장쑤성 검찰원 등과 함께 협력 수사를 벌이도록 했다.

사고 이후 쿤산에 있는 팍스콘(중국명 푸스캉<富士康>) 등 40여개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생산을 중단하고 작업장 안전실태 점검에 들어갔다.

텅쉰(騰迅)은 "쿤산 팍스콘 공장에서도 대규모 희생자는 초래되지 않았지만 유사한 분진 폭발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면서 "팍스콘 청두(成都) 공장에서는 2011년 5월 분진 폭발사고로 3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사고 수습 후 외자기업을 비롯한 취약 사업장에 대한 대대적인 안전관리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쿤산 시민들은 사고 발생 직후 자발적으로 헌혈에 나서고 촛불집회를 통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기도 했다.

사고로 인해 남편이 중상을 당한 한 여성은 여동생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등 안타까운 사연들도 속출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크고 작은 '산업재해'로 인해 상당한 인명피해가 초래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지린(吉林)성 닭 가공공장에서 화재가 일어나 121명이 목숨을 잃었고, 같은 해 11월에는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경제기술개발구에서 국유기업인 중국석유화학이 관리하는 송유관이 폭발해 50여 명이 숨졌다.

(상하이·베이징연합뉴스) 한승호 홍제성 이준삼 특파원 hsh@yna.co.krjsa@yna.co.kr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