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대통령 "이스라엘은 테러국가" 강력 비난

중남미 지역에서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여론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이 계속되면서 중남미 국가들이 잇따라 자국 대사를 귀국시키는 등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브라질을 시작으로 에콰도르, 니카라과, 칠레, 페루, 엘살바도르 등이 가자지구의 상황을 파악한다며 이스라엘 텔아비브 주재 자국 대사를 불러들였다.

중남미 국가들은 가자지구에서 적대행위가 즉시 중단돼야 한다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발언을 지지한다는 뜻도 밝혔다.

중남미 국가들의 대사 귀국 조치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성명에서 "중남미 국가들이 대사를 불러들이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테러조직으로 규정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도 나오고 있다.

중남미의 대표적인 강경좌파 인사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이스라엘은 테러 국가"라면서 이스라엘 국민에게 입국비자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28일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열린 언론 토론회에서 "가자 사태는 '제노사이드'는 아니지만, 대량학살 행위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제노사이드'는 민족, 종족, 인종, 종교 집단의 전체나 일부에 대한 계획적인 집단학살 범죄 행위를 일컫는다.

호세프 대통령은 29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을 '불균형적인 무력 사용'이라고 비난하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즉각적이고 항구적인 휴전과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브라질의 80여 개 시민·사회단체는 정부에 이스라엘과의 관계 단절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스라엘과 외교·경제통상·군사적 관계를 즉각 중단하고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을 취소하는 한편 이스라엘 기업과 맺은 각종 계약을 파기하라고 주장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