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가운데 나이트클럽을 찾았다가 다툼에 휘말려 구설에 올랐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현지언론을 인용해 피스토리우스가 지난 12일 밤에 요하네스버그의 나이트클럽을 방문했으며 한 남성과 언쟁 끝에 몸싸움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피스토리우스가 나이트클럽 안에 있던 이 남성으로부터 여자친구 살해 혐의에 대한 비난을 받자 취한 상태에서 공격적 성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재리드 모타이머라는 이름의 남성은 현지 언론을 통해 언쟁과정에서 술에 취한 피스토리우스가 자신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찔렀으며 "너는 나를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말로 도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피스토리우스를 자리로 떠밀었으며 곧바로 경비원의 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피스토리우스는 소동이 벌어진 직후 일행과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피스토리우스는 대변인을 통해 사촌과 나이트클럽을 찾아 VIP 구역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자리에 접근한 남성이 시비를 걸어 소동에 휘말렸다고 밝혔다.

피스토리우스는 지난해 밸런타인데이였던 2월14일 프리토리아 자택에서 모델인 여자친구 리바 스틴캄프(29)에게 권총 4발을 쏴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살인죄로 기소됐다.

그는 강도가 욕실에 숨은 것으로 오인해 겁에 질린 상황에서 총을 쐈다며 고의살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피스토리우스 측은 재판 과정에서 불안장애를 주장해 정신전문의 감정을 받았으나 형사 범죄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준은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음 달 7일 속개될 재판에서 살해혐의가 인정되면 피스토리우스는 최소 2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런던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t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