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회장 선임절차 시작…14일 이사회·회추위 가동, 한동우 연임 도전…3대 관전 포인트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65·사진)이 1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이후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가동되면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이 본격화된다. 마땅한 대항마가 없어 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변수도 없지 않다. 한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기 위해선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회장 선임 절차 불공정 논란’을 잠재우고 ‘외풍’도 차단해야 한다. 이를 뚫고 속전속결로 연임을 확정지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절차 불공정 논란 수그러들까

신한금융 퇴직 임직원 10여명은 12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 모여 ‘신한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모임은 “라응찬 전 회장의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며 한 회장의 연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해 “한 회장의 연임에 유리하도록 짜여져 있다”고 주장했다.

신한금융 회장 선임절차 시작…14일 이사회·회추위 가동, 한동우 연임 도전…3대 관전 포인트
이 같은 논란이 제기되는 것은 회장 후보자의 연령 등을 제한한 회추위 규정 때문이다. 만 67세 이상이면 회장이 될 수 없고, 만 67세 이상인 회장이 연임하는 경우 재임 기한은 만 70세를 넘지 못하게 돼 있다. 고영선 교보생명 상임고문(69·전 신한생명 부회장)과 최영휘(68)·이인호(70) 전 신한금융 사장 등이 아예 경쟁에 나설 수 없도록 막아놨다는 지적이다.

내부인사를 우선 회장 후보로 고려하되 퇴직한 뒤 2년이 넘으면 외부인사로 구분하는 원칙을 두고도 말이 많다. 잠재 후보로 꼽히는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65)과 홍성균 전 신한카드 사장(66) 등은 연령 제한에 걸리지 않지만 외부인사로 분류된다. 외부인사가 회장 후보군에 들어가기 위해선 공모가 아닌 회추위원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회추위 규정은 2011년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외국 사례 등을 참조해 만든 것으로 문제가 없다”며 “경영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경영권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풍’ 불지 않을까

한 회장 연임의 또 다른 변수는 ‘외풍’ 가능성이다. 외부인사들이 정치권이나 금융당국을 등에 업고 회추위원의 추천을 받아 경쟁에 나설 수 있어서다. 불법 계좌조회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및 신한사태 관련 2심 결심 공판, 차기 회장 선임 절차 논란 등이 외풍을 몰고 올 ‘단초’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이나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지난 6월 이장호 BS금융 회장을 퇴진시키는 과정에서 ‘관치 논란’이 불거진 이후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게 됐다는 시각이 많다.

○속전속결로 연임 이룰까

한 회장이 ‘속전속결’로 연임을 확정지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신한금융은 한 회장의 연임 여부가 예상보다 빨리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5명의 회추위원이 다른 후보와의 경쟁을 배제한 채 먼저 연임 여부에 대한 찬반 논의에 들어갈 수 있어서다. 회추위원 과반수(3표)가 찬성하면 그대로 연임이 확정된다.

물론 회추위가 한 회장 외에 다른 인사를 후보로 함께 추천할 경우엔 여러 후보를 놓고 선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신한금융 회추위 규정에는 후보자 자격 등에 대한 제한은 있지만 구체적인 선임 방법은 규정돼 있지 않다. 회추위 관계자는 “절차는 회추위가 가동되는 당일(14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