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개최 도시 인천이 종합 3위를 차지하며 선전했다.

인천은 24일 폐막한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74개, 은메달 60개, 동메달 117개를 따면서 총점 4만9천605점으로 역대 최고인 종합 3위를 차지했다.

인천은 역대 전국체전에서 평균 6∼7위를 기록하면서 전국 시·도 가운데 중상위권을 유지해왔다.

3위는 역대 성적 가운데 최고 성적으로 14년 전 인천에서 제80회 전국체전이 개최됐을 때도 같은 순위를 차지했다.

인천시체육회는 애초 목표로 세운 2위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기 때문에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인천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아쉬운 마음이 없진 않지만 사고도 없었고 선수들이 온 힘을 다해 뛰어줬기 때문에 결과에 만족한다"며 "MVP와 다관왕이 모두 인천에서 나와 대견한 마음도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 '역동하는 인천답게' 역대 최고 성적 거둬
서울에 1천720점 차이로 뒤져 2위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으나 인천의 우수 선수들이 홈그라운드에서 능력을 십분 발휘했고 각 종목의 유망주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성과를 거뒀다고 보고 있다.

수영선수 박태환은 4관왕에 오르면서 대회 MVP로 선정됐고, 이우석 선수는 양궁 남자 고등부에서 대회 최다인 5관왕에 오르는 등 인천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육상 남자 단거리 종목의 간판인 인천시청의 여호수아는 제대한 지 3주 만에 100m, 200m에서 우승하면서 전국체전 2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다.

인천에서 14년 만에 열린 전국체전은 대한민국 관문 도시로서 동북아시아 허브로 뻗어가는 인천의 발전상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개회식에서는 전국체전 사상 최초로 부상형 무대 '미디어크래프트'를 선보였고 근대화와 산업화를 거쳐 대한민국 경제 심장이 된 인천의 발자취가 역동적인 타악 퍼포먼스로 표현됐다.

인천시로서는 이번 전국체전이 내년 인천아시안게임 운영 능력을 시험하고 전국에 대회를 알릴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인천시는 아시안게임용으로 지은 신설 경기장 6곳과 기존 경기장·체육시설 43곳을 보수해 전국체전 기간 사용했다.

전국체전 부대 행사 등을 활용해 틈틈이 내년 아시안게임을 홍보했다.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예년과 별반 다르지 않고 무난한 대회였다고 본다"며 "경기장 활용이나 운영 측면에서 경험을 많이 쌓았으니 내년 아시안게임은 더 잘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텅빈 관람석, 미비한 시설 등 아쉬운 점도 많아
전반적으로 무난했다는 평이지만 스포츠 스타가 출전하는 경기를 제외하곤 관람석이 텅 비어 흥행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박태환, 손연재, 이시영, 양학선 등 스타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장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경기장은 관람석이 텅 비었다.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전, 프로농구 등과 시즌이 겹치면서 전국체전에 관심을 끌어오기는 더 어려웠다.

인천시의 다른 관계자는 "전국체전 흥행을 위해 프로 선수들을 대거 참여시키고 다른 대회와 시즌이 겹치지 않도록 일정을 조정하는 등 개선할 부분이 있다"며 "대회 주관기관인 대한체육회도 이런 부분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수구에 사는 홍모(25·여)씨는 "인천에서 전국체전이 열린다는 건 알았지만 언제 열리고 어떤 경기가 치러지는지는 사실 몰랐다"며 "관심 부족 탓도 있지만 전국체전에 사실 누가 큰 관심을 두나 모르겠다"고 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 역시 흥행 실패를 지적하면서 내년 아시안게임을 위한 전초전으로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는 의견을 냈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의 한 관계자는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는 내년 아시안게임 운영에 참고하기 위해 전국체전에 참여하겠다고 했지만 대회 기간 조직위의 모습이나 활동상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단체가 전국체전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서려고 했으나 주최 측에서 그다지 협조하지 않더니 관객 동원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시민결속 없이 관이 주도하는 대회는 앞으로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학박태환수영장·강화고인돌체육관 등 일부 경기장에서는 선수 대기실이 부족해 일부 선수들이 경기장 복도에서 대기해야 했고 주차장, 식수대 등 시설이 부족한 경기장도 다수였다.

선수단 숙소로 활용한 숙박업소와 선수단 사이 요금 시비가 잇따르기도 했다.

(인천연합뉴스) 배상희 기자 eri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