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36·KDB금융그룹)가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박세리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파71·6천428야드)에서 열린 에비앙 골프챔피언십(총상금 325만 달러)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쳐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메이저 대회 가운데 이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챔피언십과 브리티시오픈, US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박세리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메이저 4개 대회를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박세리는 1라운드를 마친 뒤 공식 인터뷰에서 "메이저 대회가 하나 더 늘어나면서 기회도 많아진 셈"이라며 "이번 대회에서 기록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까지 여자골프에는 메이저 대회가 4개였다.

그 가운데 박세리가 우승하지 못한 대회는 나비스코 챔피언십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에비앙 챔피언십이 메이저 대회로 승격되면서 메이저 대회가 5개로 늘어나 5개 대회 가운데 4개를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으로 인정받는다.

따라서 박세리는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에비앙 챔피언십 가운데 하나만 더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박세리는 1라운드 경기에 대해 "전날 비가 내려 페어웨이나 그린이 부드러워져 좋은 점수를 내기 비교적 수월했다"며 "최근 퍼트가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지난주 한국에서 아버지(박준철 씨)로부터 교정을 받고 한결 나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처럼 나를 잘 아는 분은 없다"며 "퍼트 동작에서 상체를 너무 굽히는 것과 팔을 좀 더 펴라는 지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LPGA 투어에서 10살 이상 차이 나는 어린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에 대해 박세리는 "많은 동기 부여가 된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내가 20대 초반일 때를 회상하게도 해주고 또 젊은 선수들에게 배우는 것도 많다"며 "조금 더 골프를 즐기게 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1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치며 공동 6위에 오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6)에 대해서도 칭찬했다.

박세리는 "작년에 함께 경기를 해봤지만 어린 나이답지 않게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났다"며 "프로 전향 이후에도 매우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올해 LPGA 투어 캐나다오픈에서 우승한 리디아 고가 만일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통산 세 번째로 아마추어 선수가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는 사례를 남긴다.

종전에는 1951년 당시 메이저 대회였던 타이틀홀더스 챔피언십에서 팻 오설리번이 우승한 예가 있고 1967년 US오픈에서는 캐서린 라코스테가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했다.

선두와 3타 차인 리디아 고는 1라운드를 마친 뒤 "올해 메이저 대회 성적이 좋지 못했다"며 "올해 앞서 열린 메이저 대회에서는 더블보기나 트리플보기가 나왔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그런 것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