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중독자들이 위조지폐를 만들어 필로폰을 샀다가 가짜 돈임이 들통나 판매책에게 진짜 돈을 뺏기고 철창신세까지 지게 됐다.

필로폰 판매책이 위폐를 갖고 다니다가 분실하는 바람에 범행이 들통났다.

김모(44)씨는 도박에 쓸 요량으로 동네 선배 김모(63)씨와 함께 지난해 3월 문방구에서 산 A4 복사용지와 컬러 복합기로 5만원권 위조지폐 180장을 만들어 각각 100장, 80장을 나눠 가졌다.

그러나 실제로 위조지폐를 쓸 용기가 없어 일부는 태워버렸고 나머지 60장은 보관했다.

필로폰 투약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던 김씨는 필로폰을 구할 돈이 궁하자 태우지 않고 남겨둔 위조지폐를 떠올렸다.

역시 필로폰 투약 경험이 있던 동네 후배 배모(53)씨를 끌어들였다.

두 사람은 지난 7월 중순께 필로폰 판매책 최모(48·영업용 택시기사), 천모(49)씨에게 300만원을 주고 필로폰 3g이 들어있는 1회용 주사기 20개를 샀다.

5만원권 위폐로 필로폰 값을 지불했다.

위폐임이 들통날까 조마조마했지만 한밤중이어서 무사히 넘어갔다.

그러나 곧 위조지폐임이 들통났고 최씨와 배씨에게 협박을 당해 200만원을 지불해야 했다.

최씨 등은 진짜 돈을 받았지만 위조지폐는 돌려주지 않았다.

이들이 범죄행각은 최씨의 실수로 꼬리가 잡혔다.

최씨는 지난 7월 14일 창원시내 한 빵집에서 팥빙수를 사먹고 위조지폐가 든 손가방을 자신이 몰고 다니는 택시 지붕에 올려놨다.

최씨는 손가방을 지붕에 올려놓을 것을 까맣게 잊고 택시를 몰았고, 가방은 길거리에 떨어졌다.

한 시민이 도로에 떨어진 손가방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가방 속에서는 5만원권 다발, 필로폰으로 보이는 백색 가루가 든 1회용 주사기, 발기부전제 등이 나왔다.

감식결과 돈다발은 위폐, 백색 가루는 필로폰임이 드러나자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위조지폐, 손가방, 주사기 등에 묻은 지문 등을 토대로 위폐를 만들고 필로폰을 사고판 이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경찰은 위조지폐를 만들거나 필로폰을 구입한 3명을 통화위조 및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 필로폰을 판매한 2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각각 구속했다.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sea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