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충남 아산 탕정에 개교 예정인 '삼성 자율형사립고' 은성고가 70%를 임직원 자녀로 선발키로 하면서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 교육부·충남교육청과 자사고 설립·운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어 은성고를 설립키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자·삼성SDI·삼성코닝정밀소재가 공동으로 자사고 신설을 추진한 결과 은성고 개교가 확정된 것이다.

문제는 입학정원 350명의 70%(245명)를 삼성그룹 임직원 자녀로 뽑게 되는 점이다. 나머지 30%만 일반전형으로 선발하는데, 이 가운데 20%는 의무적으로 사회적배려자를 대상으로 뽑아야 한다. 일반 충남 지역 학생을 선발하는 비율은 10%에 그친다.
/ 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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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사실상 '삼성 임직원 자녀만을 위한 학교'란 비판이 나오는 형편이다. 자사고가 지역에 들어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MOU 체결 당시 "자사고가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을 감안할 때 지방에도 자사고 설립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사고 설립 기업들이 차별화된 창의·인성교육 환경을 제공해 특색 있는 사립학교 선도모델을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설립회사 임직원 자녀에 대한 특별전형이 있는 고교는 5개다. 은성고와 2015년 3월 인천 송도 개교 예정인 포스코교육재단 설립 자사고(이름 미정)를 제외하면 하나고(하나금융) 현대청운고(현대중공업)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이상 포스코) 인천하늘고(인천공항공사)가 있다.

은성고가 임직원 자녀를 위한 특별전형 선발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 여타 고교를 살펴보면 현대청운고는 15%, 하나고는 20%, 인천하늘고는 45%다. 그러나 포스코가 재단으로 있는 광양제철고(70%) 포항제철고(60%)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면서도 "광양제철고의 경우를 참고해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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