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마케팅비 2조 돌파…LGU+, LTE 가입자 증가로 호실적

이동통신사들이 순차 영업정지와 보조금 출혈 경쟁을 함께 벌였던 지난 1분기에 이동통신 3사 중 LG유플러스만 유일하게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1분기 작년 동기대비 85.1%나 증가한 1천23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한 2조8천597억원이었고 당기순이익은 236.6% 늘어난 1천232억원이었다.

반면 SK텔레콤은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3.6%와 15.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17.8% 감소한 4천106억원이었다.

KT는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0% 증가한 6조1천4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6.7% 감소한 3천673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7.5% 줄었다.

SK텔레콤과 KT의 실적 악화는 영업정지와 보조금 출혈 경쟁으로 어느 정도 예측됐던 결과다.

각 이통사들은 20∼24일간 영업정지에 들어가며 가입자를 모으지 못했고 영업정지가 끝난 뒤에는 가입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보조금을 쏟아부어 그 만큼의 매출 감소와 마케팅비 지출 증가가 예상됐다.

실제로 이통3사의 마케팅 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대폭 늘어난 2조543억원이나 됐다.

SK텔레콤의 경우 마케팅비 지출이 작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9천70억원이었고, KT 역시 39% 증가한 6천976억원을 썼다.

LG유플러스의 마케팅 비용도 28% 늘어난 4천497억원에 달했다.

영업정지와 마케팅 비용 증가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LG유플러스의 실적이 좋았던 것은 가입자 유치 전쟁에서 타사를 압도한데다 LTE 가입자의 비중이 타사에 비해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이통사 중 가장 긴 24일간 영업정지에 들어갔지만 1분기 가입자가 20만명 순증하며 유일하게 가입자 수가 늘었다.

3세대 가입자에 비해 요금 지출 수준이 높은 LTE 가입자 수는 전분기 대비 250.4%나 증가한 520만명으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의 전체 가입자 중 LTE 가입자의 비중은 50.2%로, 이 비율이 30%대에 머무른 SK텔레콤과 KT를 압도했다.

LTE 가입자의 증가는 수익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무선서비스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의 상승을 이끌었다.

ARPU는 작년 동기보다 19.8%나 늘어난 3만1천963원이었다.

반면 일찌감치 LTE 전국망을 구축해 망 구축 비용이 줄어들면서 시설투자비(CAPEX) 지출은 작년 동기 대비 7.7% 감소한 3천616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분기 영업이익이 1천억원을 넘어선 것은 2010년 LG데이콤·LG파워콤과 합병한 이후 처음"이라며 "안정적인 LTE 네트워크 구축과 무제한 요금제 출시 등으로 LTE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KT도 마찬가지로 LTE 가입자수 증가에 따른 ARPU 상승, 시설투자비 감소 등 호재가 있었지만 거액의 마케팅비 지출을 상쇄할 만큼 크지는 않았다.

SK텔레콤과 KT의 무선 ARPU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4%와 8.3%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마케팅비 지출은 LG유플러스보다 각각 4천573억원, 2천479억원 많았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