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사재기에 가격 반등…'중국 큰엄마' 귀금속 시장 흔든다
“앞으로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중국 큰엄마(中國大)’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1일 중국지성을 비롯한 중국 매체들은 이 같은 내용의 기사를 잇달아 송고했다. 중국인 일반투자자를 의미하는 ‘중국 큰엄마’가 귀금속 시장에 뛰어들면서 떨어지던 금값이 반등했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의 귀금속 사랑은 다이아몬드 시장의 판도까지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30일 세계 금값은 트로이온스(31.1035g)당 1476.71달러를 나타냈다. 33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한 4월15일의 1348.21달러와 비교해 9.53% 상승했다. 위험자산 선호에 따른 수요 감소와 인도의 금 수입 관세 인상 등의 악재로 폭락세를 나타냈던 금값이 상승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금값 하락에 베팅한 미국 월스트리트와 달리 중국인들이 금값이 내려간 틈을 타 사재기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중국지성은 중국인들이 4월 중순 이후 1000억위안(약 18조원)어치인 300t의 금을 사들였다고 전했다. 세계 연간 금 생산량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중국인들은 이번 노동절 연휴에도 홍콩 등 외국에 나가 금을 사모으고 있다. 홍콩 귀금속 가게들은 문을 열기 전부터 금을 사려고 줄을 선 중국인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세계 각지의 투자상품에 투자하는 일본 ‘와타나베 부인’과 버금가는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금값이 온스당 110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는 등 금값 하락에 베팅했던 월가는 백기를 들었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금값이 반등하자 골드만삭스가 지난달 24일부터 공매도를 중단한 것이다.

다이아몬드 시장에서도 ‘차이나 파워’가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30일 부유층뿐 아니라 일반 중산층들까지 다이아몬드 매입에 나서면서 지난 2년간 중저급 제품 가격이 24% 올랐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고급 제품 매매가 상승률이 7%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화폐전쟁’의 저자 쑹훙빙은 “월가의 예측대로 금값이 내려가는 일이 있더라도 금 매입 열풍으로 다시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귀금속 컨설팅회사 겜닥스의 애니시 아가왈 대표도 “최고급 다이아몬드만 고집하던 중국인들이 중급 이하 제품까지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노경목/강영연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