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세계 절대 빈곤 일소하자"

김용(미국명 Jim Yong Kim) 세계은행 총재는 북한이 세계은행 회원국이 아니라서 현재로는 빈곤 문제를 도울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소재 조지타운대에서 한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총재는 "내 부모가 북한 태생이어서 최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

나에게는 특히 그렇다.

그리고 북한의 빈곤 상태도 세계은행이 걱정하는 문제"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세계은행 그룹의 회원이 아니다.

그래서 불행하게도 북한에서 활동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이날 2030년까지 세계에서 절대 빈곤을 없애자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하루에 1.25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절대 빈곤을 일소해 2030년까지 최고 3%로 줄이고 각국 하위 40% 빈곤층의 1인당 소득을 높여줌으로써 계층 간 불평등을 해소하는 게 세계은행의 두 가지 목표라는 것이다.

그러나 3% 목표치와 대비되는 현행 절대 빈곤율은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의 지난해 기준 빈곤율은 19%, 빈곤층은 11억명에 달한다.

이는 2010년 21%, 12억명에서 줄어든 것이다.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의 경제 성장 덕에 1981~2010년 세계의 전반적인 빈곤율은 매년 약 1%포인트 떨어졌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19~20일 워싱턴에서 연례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 총재는 "우리는 역사상 아주 상서로운 시기에 있다.

사상 최초로 개발도상국에서 한 세대 안에 절대 빈곤을 끝낼 기회가 생겼다.

빈곤 없는 세상이 우리 손안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 모든 이가 빈곤으로부터 탈출해 번영의 길로 들어서는 편도승차권을 획득할 수 있게 도와줄 때다.

우리의 의무는 이런 좋은 상황이 명쾌한 정책 결정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은행은 일례로 앞으로 몇년간 3억명의 인도 인구를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전략을 다음 주에 제시할 예정이다.

인도는 지난 5년간 5천만명을 빈곤 상태에서 구제했다.

남아시아 및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아프가니스탄 등도 높은 빈곤율로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김 총재는 키프로스 구제금융을 예로 들면서 세계 경제 위기가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흥 시장의 전망은 더 밝아 올해 5.5%, 내년 5.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도 많다.

어려움은 있겠지만 극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유럽의 경제는 올해 0.2% 역성장하고 나서 내년 말이나 2015년 초까지도 난관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온실 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행동을 수반하지 않고 식량이나 연료 가격 급등과 같은 경제적 충격을 회피하지 않으면 개발도상국의 진전이 꺾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지난해 11월 세계가 이상 고온과 해수면 상승, 식량 재고 급감 등으로 인해 '대변동'(cataclysmic changes)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고 김 총재도 지난해 12월 인터뷰에서 기후변화를 세계은행이 다뤄야 할 영역으로 규정했다.

그는 "우리는 몇 가지 대담한 아이디어를 탐구하고 있다.

탄소 시장을 연결하는 새 메커니즘 구축, 화석 연료 보조금을 없애기 위한 정치적으로 실현 가능한 계획, '스마트 농업'에 대한 투자 확대, 청정 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혁신적 파트너십 구축 등이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