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이미 죽어", "임종 맞으러 휴양지 떠나" 소문 난무
정부 "대통령은 투병 중, 불안 조성 그만해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암투병 속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건강을 둘러싼 각종 소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차베스가 이미 사망했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긴급 진화에 나서는 한편 추측성 보도에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망설은 미주기구(OAS) 주재 전 파나마 대사였던 기예르모 코체스의 입에서 비롯됐다.

코체스 전 대사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파나마 언론인 '텔레메트로' 등 여러 언론과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 정부 고위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차베스가 그의 가족들이 생명유지장치를 떼기로 결정한 후 숨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베스는 작년 12월 30일이나 31일 뇌사상태를 선언받았고, 쿠바에서 사망하는 일이 없도록 베네수엘라로 옮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체스 전 대사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대통령 유고에 따른 재선거 공고를 내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발언은 사실여부가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전에 퍼졌던 다른 소문들보다 상당히 구체성을 띠는 편이다.

차베스가 얼마 남지 않은 생애를 가족과 보내기 위해 대통령 휴양지로 옮겨졌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스페인 보수성향의 일간지인 'ABC'는 1일 차베스가 남은 생애를 보내기 위해 카리브해 연안의 라 오르칠라 섬에 있는 대통령 휴양지로 옮겨졌다면서 차베스의 가까운 가족이 동행했다고 전했다.

'ABC'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극우'로 규정하는 신문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은 추측성 보도를 중단할 것으로 요구했다.

마두로 부통령은 "부르주아들이 그(차베스)를 괴롭히고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면서 "사령관에 대한 공격을 중단해라. 소문(퍼뜨리기)을 중단하라. 불안을 조성하려는 것을 그만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두로는 코체스 전 대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차베스가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말로 정면 반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체스 전 대사는 차베스 사망 주장 외에 베네수엘라 정부가 지난달 15일 공개한 차베스 병상 사진에 대해서도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dpa통신에 따르면 그는 차베스가 두 딸과 함께 병상에 누워있는 사진은 정부가 밝혔던 것처럼 14일이 아닌 그 이전에 촬영된 것이라며 이 같은 근거로 차베스와 함께 사진에 등장한 딸들의 코 모양을 제시했다.

차베스의 두 딸은 작년 코 성형수술을 받았는데 사진 속 딸들의 코는 옛날 코 모양을 보여준다는 주장이다.

그는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베네수엘라 정부가 모두에게 차베스를 보여주면 된다"면서 "차베스는 이미 작년 말 뇌사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코체스는 1월 중순 미주기구가 베네수엘라 문제에 냉정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비판을 쏟아낸 뒤로 직위에서 해제됐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