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가 미국의 주요 대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에너지 음료 규제를 추진하고 나섰다. 에너지 음료는 카페인을 과다 함유해 불면증은 물론 심장박동 이상과 발작 등 인체에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레드불’ ‘핫식스’ 등 에너지 음료가 잠 깨는 음료, 졸음을 해소하는 음료, 기분 좋게 하는 붕붕 드링크, 공부 잘되는 음료 등으로 불리며 학생이나 20~30대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USA투데이는 4일(현지시간) 민주당 소속의 에드 버크 시카고 시의원이 카페인 등 인체에 해로운 세 가지 성분을 과다 함유한 에너지 음료 판매를 금지하는 조례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고 보도했다.

버크 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람 이매뉴얼 시장과 함께 시카고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히는 유력 정치인이어서 조례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미국 약물남용·정신건강청(SAMHSA)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에너지 음료 복용 탓에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는 2007년 1만명에서 2011년 2만명으로 급증했다. 2011년 12월 메릴랜드주에서 ‘몬스터’란 에너지 음료를 마신 뒤 심장마비로 숨진 아나이스 푸르니에(당시 14세)의 부모는 제조업체를 고소하기도 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푸르니에 사건을 포함한 5명의 사망 사건과 1건의 심장마비가 에너지 음료와 연관이 있다는 보고서를 의료계 종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제출해 이를 조사하고 있다. 미국에서 에너지 음료 판매액은 2011년 기준 89억달러 규모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