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위기는 일상적이고 예측 가능한 지하철형 위기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떨어질지 모르는 코코넛형 위기다. 20m가 넘게 자라는 나무에서 떨어진 2㎏짜리 코코넛으로 생명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사진)은 5일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2월의 CEO레터’를 통해 “코코넛형 위기를 맞아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응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계사년을 맞아 뱀은 성장을 위해 허물을 벗는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뱀이 허물을 못 벗으면 죽는 것처럼 기업도 스스로를 혁신하지 못하면 성장은 물론 유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의 환율정책으로 인한 수출기업들의 피해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언급하며 “유럽 재정위기는 계속되고 중동의 정세 불안으로 유가도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열대지방에서는 길가의 코코넛 나무에서 떨어지는 열매에 지나가던 사람이 다치는 경우가 많다”며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도 예고 없이 찾아왔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이런 위기에선 품질과 가격을 기반으로 역량을 먼저 갖추고 과거를 거울 삼아 다양한 대처 방안을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완벽하게 일처리를 해 불필요한 손실을 미리 차단해야 한다”며 “특히 해외에 진출할 때 현지의 특성이나 여건, 제도와 관행 등을 면밀히 파악해 발생 가능한 일들에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