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로 출시된 대부분의 펀드가 '자투리 펀드'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가 설정된 후 1년 동안 50억원을 모으지 못하면 퇴출 대상이 된다.

2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새로 설정된 국내 주식형 펀드는 212개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401개)보다 47.1% 급감한 수치다.

신규 펀드의 대표 클래스를 살펴본 결과, 71개 중 36개의 운용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이었다. 올해 출시된 펀드 중 절반 가량이 자투리 펀드로 전락한 셈이다. 펀드는 등록 후 1년이 지나도록 설정 원본이 50억원 미만일 경우 임의 해지할 수 있다.

개별 펀드별로는 지난 7월 출시된 '하나UBS프로야구그룹주[주식]종류A'의 운용설정액이 1억원대에 불과했다. 이 펀드는 하나UBS자산운용이 처음으로 야심차게 출시한 그룹주 펀드다.

우리자산운용이 지난 6월 최초로 내놓은 삼성 그룹주 펀드인 '우리삼성그룹주자 1[주식]C1'도 운용설정액이 3억원대에 그치고 있다.

'신한BNPP프리미어3대그룹분할매수자 1[주혼](종류A1)'와 '하이넷월스고배당포커스 1[주혼]A'의 운용설정액도 각각 33억원, 15억원에 불과했다.

'동양파워연금인덱스전환자 1(주식)ClassC'를 비롯 운용설정액이 1억원 미만인 펀드도 7개였다.

금융투자협회는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인 펀드가 실질적으로 청산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수시공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소규모 펀드투자자들에게 가입 펀드가 소규모 펀드임을 알림으로써 이들 펀드의 정리를 유도하는 것이다.

원소윤 한화투자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소규모 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좋아도 해지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또 펀드 수익률이 조금만 상승해도 투자자들이 환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펀드 매니저도 운용에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추천 대상에서는 대부분 제외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투협에서는 펀드 판매사와 평가사에 대해 100억원 미만의 펀드는 추천하지 않도록 구두 권고하고 있다"며 "자투리 펀드가 청산하기 전에는 투자자들에게 사전 통지를 하고 있지만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