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남편의 유지 잇는 정부 세워지길 바래"

민주통합당 권노갑 상임고문은 4일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등 일부 동교동계 인사들의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지지선언에 대해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뜻에 반하는 길"이라며 "DJ가 살아 계셨으면 얼마나 마음 아파했겠느냐"고 말했다.

동교동계 좌장격인 권 고문은 이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12주년을 기념해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김대중 국제평화 학술회의 특별강연 및 만찬 행사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희호 여사도 마음 아파하며 통탄을 금치 못하고 분통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박 후보 캠프에 합류한 한광옥 새누리당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과 한 전 대표 등을 언급하며 "설득도 많이 했는데 변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더이상 돌아올 수 없는 데까지 간 것"이라며 "(정치적) 마무리를 그렇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자유당과 군사독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권을 거치며 민주주의와 인권신장, 서민경제를 위해 DJ와 함께 한 사람들"이라며 "그런 분들이 DJ의 뜻에 반하는 길로 간다는 게 안타깝고 착잡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민주당에 의한 정권교체와 민주정부 3기 수립이 DJ의 뜻이자 유언으로, 그 길과 유지를 받들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친노(친노무현) 세력에 불만이 있더라도 그러면 안된다.

노무현 정권 시절 구속돼 4년형을 살았던 나라고 불만이 없겠느냐"며 "그런 나도 추호의 섭섭함과 불만 없이 DJ의 뜻을 잇고자 호남 지역을 다니며 문재인 대선 후보 당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인 이희호 여사는 인사말에서 "보름 후면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 남편의 유지가 이어질 수 있는 정부가 세워지길 바란다"며 "특히 남북화해와 노벨평화상 수상의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정부가 들어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우리에게 많은 과제가 있지만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것이 급선무"라며 "내년 새 정부에서는 금강산관광도 하게 되고 이산가족도 서로 만나고 북의 주민들이 서로 자유롭게 왕래하며 교류할 수 있는 때가 오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행사에는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과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정세현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김옥두 김태랑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을 포함해 700여명이 참석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화환을 보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박경준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