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예정인 CJ헬로비전이 당초 기대와 달리 공모주 흥행에 실패하면서 증권업계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주관사들은 공모가 기준 549억원 상당의 실권주를 떠안게 됐고, 최대주주 CJ오쇼핑은 상장 후 CJ헬로비전 지분가치가 시장 기대에 못 미쳐 투자심리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실권주 343만3367주가 발생했다. 이는 공모가 기준 549억3300만원 상당으로, 공동 대표 주관사 하이투자증권(비율 29%), KDB대우증권(29%), JP모간(40%)과 IBK투자증권(2%)이 인수했다. 주관사별로 159억~219억원 상당의 실권주를 떠안게 된 셈이다. 각 증권사별 지분율은 1.29%, 1.29% 1.77%, 0.09%이다.

통상 기관투자자들이 상장 초기에 실권주를 매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CJ헬로비전은 상장과 함께 오버행(물량 부담) 요인 부각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했다.

한 주관사 관계자는 "정해진 바는 없으나 당분간 보유하거나 시간외 대량 매매(블록딜) 등 주가에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미치는 방안으로 주식을 처분하는 방안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이틀간 실시한 일반 공모청약 최종 경쟁률은 0.26 대 1에 그쳤다. 기관과 우리사주를 제외하고 일투자자�� 배정된 물량 366만5130주 중 청약이 이뤄진 물량은 95만주가량에 불과했다. 앞서 진행된 우리사주 청약도 배정물량 20% 중 5.9%(108만6216주) 성사에 그쳐 미달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는 9일 CJ헬로비전 상장 후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지 못할 경우 관련 증권사 실적에 부담요인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우리투자증권은 2010년 한국전력이 보유한 한전KPS 지분 4.99%를 블록딜에 나섰지만 실패하면서 지분을 전량 인수, 그해 실적 훼손 요인으로 작용한 바 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초기에는 오버행 이슈가 CJ헬로비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며 실적 등 펀더멘털(내재가치) 경쟁력을 입증하면 주가가 회복, 증권사 실적에 미치는 부담이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J오쇼핑 주가도 CJ헬로비전 상장 기대가 실리며 지난 8월부터 주가가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에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 연구원은 "CJ헬로비전 상장에 따른 지분가치 상승 기대가 이미 CJ오쇼핑을 비롯한 CJ그룹주 전반에 실려 있다고 판단된다"며 "향후 주가 흐름이 부진할 경우 CJ오쇼핑 역시 추가 상승 모멘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CJ헬로비전 공모 후 주요 주주는 최대주주 CJ오쇼핑(지분율 53.92%)을 비롯해 FI(재무적투자자)인 세이블아시아(10.57%), 포모사(5.61%) 등이다. 포모사의 경우 공모과정에서 지분을 0.72% 매각했고, 유진투자증권은 보유지분 2.81%를 전량 털고 나갔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