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처리에 골머리를 앓던 LG유플러스가 결국 대량 이익 소각에 나섰다. 이번 소각으로 주주가치가 제고되면서 주가도 껑충 뛰어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31일 자사주 7818만2474주(발행주식 총 수 대비 15.19%)를 이날 이익소각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말 장부가액 기준으로는 6687억2900만원(주당 약 8553원), 전날 종가(7540원)으로는 약 5894억9500만원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LG유플러스가 거액의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자사주를 소각하려는 이유는 자사주의 법적 처리시한이 올 연말까지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2010년 LG텔레콤 시절, LG데이콤과 LG파워콤을 흡수합병하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자사주 8229만1883주(15.99%)를 취득하게 됐다. 자본시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합병과정에서 취득한 주식은 취득한 날부터 3년 이내에 처분해야 하는데 그 시한이 바로 올 연말이다.

LG유플러스는 자사주 처리를 위해 2010년 9월 해외 시장에서 3억달러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사채를 주식으로 교환하는 대신 상환을 요구해 자사주를 그대로 보유하게 됐다. 조기 상환일인 지난 3월29일, 당시 주가(6460원)가 교환가격(8813원)을 밑돈 것이 문제였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고심 끝에 교환사채 발행에 따른 교환 대상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전량(7818만2474주)을 소각하게 된 것이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를 소각하는 만큼 주당순이익(EPS)이 올라가는 효과가 발생한다"며 "주가 영향은 대단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일부만 소각할 것이란 이야기도 있었지만 보유 중인 자사주를 대부분 소각해 오버행 위험도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이익소각으로 LG유플러스의 주권 거래는 이날 오전 9시30분까지 정지된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