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2012 런던올림픽 사격 여자 25m 권총에서 손에 땀을 쥐는 재역전극을 펼치며 금메달을 거머쥔 김장미(20·부산시청).
올해 4월 프레올림픽 이 종목에서 결선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하며 주목받은 그는 런던 올림픽에서도 본선 대회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따내 여자 권총의 샛별로 떠올랐다.

한국 여자 사격 선수로는 1992년 여갑순(공기소총)에 이어 역대 두번째 올림픽 챔피언이 된 김장미는 사실 하마터면 주종목인 25m 권총에 출전하지 못할 뻔했다.

발단은 올림픽 출전권(쿼터)이었다.

올림픽 사격에 출전하려면 세계선수권 등 국제대회 성적에 따라 각 국가에 종목별로 최대 2장씩 주어지는 쿼터를 확보해야 한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이 보유한 쿼터는 남자 소총 3개 종목을 통틀어 4장, 남자 권총(2종목) 3장, 여자 소총(2종목) 2장, 여자권총(2종목) 2장, 남자 스키트와 여자 트랩에서 1장씩 모두 13장이었다.

최대 13명의 한국 선수가 올림픽 사격에 출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여자권총의 2장이 모두 10m 공기권총에서 따낸 쿼터였다는 점이다.

원칙대로라면 쿼터가 없는 25m 권총은 4월부터 시작되는 올림픽 대표 선발전 종목에 포함될 수 없었다.

김장미가 10m 공기권총 대표로 뽑히면 올림픽 출전 기준점수(MQS)를 보유한 25m 권총도 출전할 수 있지만 김장미가 주종목 25m 권총이 아닌 공기권총에서 치열한 선발전을 뚫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팀 코치진과 대한사격연맹은 고심 끝에 남자 소총 복사에서 딴 쿼터 2장 중 하나를 25m 권총으로 전환해 선발전을 열기로 결정했다.

남녀 공기소총이나 여자 스키트 등 다른 종목도 쿼터 전환 대상으로 물망에 올랐지만 치열한 논쟁 끝에 25m 권총에 쿼터를 주기로 하고 쿼터전환 마감시한인 3월 초 이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통보했다.

지난해 말부터 김장미의 25m 권총 기록이 급상승한 점을 눈여겨보고 메달 가능성을 점친 변경수 대표팀 감독이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연맹 강화위원회를 상대로 25m 권총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런 기대를 안은 김장미는 4월 프레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실력을 입증했다.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도 자력으로 10m 공기권총과 25m 권총 출전권을 따낸 그는 결국 첫 올림픽무대인 런던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장미의 가능성을 믿고 던진 코치진의 '승부수'가 적중한 셈이다.

(런던=연합뉴스)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