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옆 여인은 부인 이설주
북한이 2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결혼을 했으며 부인 이름은 이설주라고 공식 확인했다.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는 이날 밤 8시 김정은의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 참석을 전하면서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김정은 원수가 부인 이설주 동지와 함께 준공식장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이 김정은의 부인과 그 이름을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부인의 모습을 공개하기는 했지만 이름과 정체는 밝히지 않았다. 이설주는 지난 6일 모란봉악단의 시범 공연 때 김정은과 함께 관람하는 모습이 다음날 북한 매체에 처음 공개됐다. 이어 김정은의 김일성 18주기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경상유치원 현지 지도에 동행한 모습이 잇따라 보도됐다.

이날 준공식에서 이설주는 북한 주재 각국 대사관과 국제기구 대표단 및 부인들과 함께 유원지를 둘러보고 대화를 나누는 등 ‘퍼스트 레이디’로서 공식 행보를 보였다. 준공식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최용해 군 총정치국장,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고위 간부들이 총집결했다.

◆이설주는 누구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은 2009년 결혼해 2010년 자식을 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설주는 현재 27살, 키는 164㎝ 정도로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엘리트”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본가는 청진시 수남구역이고, 아버지는 청진시 대학 교원이며 어머니는 수남구역 병원 산부인과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이설주는 인민보안부 협주단 등에서 예술인 활동을 한 것으로 안다”며 “김정은과 결혼하면서 김일성종합대학 특설반에서 6개월 정도 퍼스트 레이디 교육을 받았다”고 말했다.

◆왜 전격 공개했나

이 같은 김정은 부인 노출 전략은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 시절과 다른 것이어서 그 의도가 주목된다. 한 당국자는 “치밀한 전략 아래 부인을 노출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일성 시절 부인 김성애는 의붓아들인 김정일의 견제로 공개 활동을 하는 데 제약이 많았다”고 말했다. 만수대 예술단원 출신인 김정일 부인 고영희는 철저히 베일 속에서 지냈다. 김정일의 첫 동거녀인 성혜림은 1971년 김정일의 첫째아들인 김정남을 낳았지만 그 존재 자체가 가려져 있다가 2002년 모스크바에서 사망했다. 김옥은 김정일과 마지막까지 함께했으나 북한 당국은 퍼스트 레이디로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북한이 김정은 부인을 전격 공개한 것은 자신의 부족한 연륜 등을 메우기 위한 조치라고 정부 관계자는 해석했다. 또 스위스에서 유학한 김정은의 개방적이고 서구적인 사고가 반영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스위스에서 4년 반 유학하면서 가족 중심적인 서구문화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에 대한 ‘어리고 경험 없다’는 지적을 불식시키면서 통치에 안정감을 주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며 “개방적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김일성 및 김정일의 통치 행태와 차별화하겠다는 뜻도 담긴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