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시트(Spexit·스페인의 유로존 탈퇴)가 먼저 일어날 것이다.”

그리스보다 스페인이 먼저 유로존을 탈퇴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위기가 다른 국가로 급속히 번지고 있는 셈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재정안전국으로 여겨지고 있는 덴마크의 9개 은행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마켓워치 칼럼니스트 매튜 린은 30일(현지시간) 스펙시트가 먼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근거로 6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스페인 경제규모가 너무 커서 구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스페인 내에 긴축 반대 여론이 거세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스페인에서는 재정긴축에 대한 반대시위가 1년 넘게 지속돼왔다. 스페인 경제가 그리스와 달리 유로존을 떠나서도 독자생존이 가능할 것이란 점도 탈퇴를 앞당길 수 있다고 린은 지적했다. 정치적으로도 스페인은 유로존에 기댈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그는 “그리스는 터키와 동급 취급을 받지 않고 유럽 국가로 분류되기 위해 유로존에 남길 원하지만 스페인은 이 같은 정치적 배경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했다.

또 그리스나 다른 유로존 국가와 달리 유럽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낮은 것도 탈퇴를 택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남미와 경제교류가 많기 때문이다. 스펙시트가 논의되고 있는 것 자체가 탈퇴를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스펙시트를 금기(禁忌)시하던 분위기가 깨졌다는 얘기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자 무디스는 단스케 등 덴마크 9개 은행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무디스는 “(유로존 재정위기 등) 경영환경 악화로 덴마크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덴마크는 작년까지만 해도 유로존 재정위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재정위기국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뛰었다.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 연 6.45%에서 6.66%로 상승했다. 이탈리아 국채금리도 연 5.77%에서 5.93%로 올랐다. 이탈리아의 국채발행 실적도 저조했다. 목표했던 발행물량을 채우지 못했고, 발행금리는 자금조달 위험수위인 연 6%를 넘어섰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스페인의 유로존 탈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