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존슨앤드존슨 등 사내에 훌륭한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한결같이 좋은 경영성과를 거두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웰니스 투자는 다른 어떤 투자보다도 더 큰 수익을 가져옵니다.”

인사·경영 컨설팅 회사인 타워스왓슨의 라제리 파렉 아·태지역 웰니스 담당 대표는 31일 김광순 디맨드컨설팅 대표와 ‘웰니스의 글로벌 트렌드’란 주제로 좌담회를 갖고 이같이 강조했다. 김 대표는 오는 13일 한국경제신문과 지식경제 R&D 전략기획단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글로벌 이노베이션 R&D포럼’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고 있다.

파렉 대표는 “지난 10여년간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기업 구성원의 건강관리가 주요 경영 이슈로 자리매김했다”며 “한국 등 아시아 기업들도 잠재 경쟁력 확충을 위해 사내 웰니스 투자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말했다.

▶김 대표=한국은 지금 웰니스 산업의 출발점에 서있다. 웰니스의 정확한 정의는 무엇인가.

▶파렉 대표=웰니스는 단순히 ‘아프지 않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 건강하다는 의미는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인 평온함을 포괄한다. 사회적인 건강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만족감이다. 회사 동료나 상사와의 관계가 틀어지면 신체·정신적 밸런스가 다 무너질 수밖에 없다.

▶김 대표=선진국을 중심으로 직원에 대한 건강관리 의무가 정부에서 민간 기업으로 이전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파렉 대표=전 세계 인구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건강 관리비용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거의 모든 아시아 국가에선 기업이나 개인, 즉 민간 부문이 이런 부담을 지고 있다. 국가 전체의 재정 부담을 고려할 때 한국 기업들도 웰니스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이런 부담을 국가와 나눌 필요가 있다. 복지는 더 이상 정부 혼자 책임질 문제가 아니다.

▶김 대표=웰니스 제도 도입으로 기업들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인가.

▶파렉 대표=건강하고 행복해하는 직원들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다. 현재의 자신에 대해 행복해 하는 직원들은 더 높은 업무 성과를 낸다. 미국 하버드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금연, 다이어트 지원 등 웰니스 프로그램의 투자수익률(ROI)은 1달러 당 2.7~3.3달러로 나타났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흡연 음주 수면부족 스트레스 등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있다. 직원들의 건강을 개인 스스로가 관리해야 하는 사적인 영역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적절한 충전과 휴식을 제공하는 데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김 대표=웰니스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파렉 대표=웰니스 산업의 경계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확장될 것이다. 의료·바이오·정보통신기술(ICT) 등 신산업과의 융합은 새로운 사업 모델과 시장을 끊임없이 만들어 낼 수 있다. 다국적 기업들이 웰니스 산업에 대한 투자를 앞다퉈 늘리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