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OLED TV 하반기께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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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LED 최상위 모델 2배 될 듯"
Cover Story -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삼성TV 세계 1위 비결은 '혁신'…올 스마트TV 2500만대 판매 계획
스마트TV 사업 참여자간 '윈-윈' 위해 '에코시스템' 구축 필요
소비자에게 구매 강요할 순 없어…스스로 찾아오게 브랜드파워 키울 것
Cover Story -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삼성TV 세계 1위 비결은 '혁신'…올 스마트TV 2500만대 판매 계획
스마트TV 사업 참여자간 '윈-윈' 위해 '에코시스템' 구축 필요
소비자에게 구매 강요할 순 없어…스스로 찾아오게 브랜드파워 키울 것
지난달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TV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40.1%의 점유율을 일궈냈다.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곳에서 한 업체가 40%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은 이런 대기록 앞에서 담담했다. “당연히 40%를 넘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만이 아니라 제대로 목적을 세우고 가면 당연히 넘게 될 것이란 의미입니다. 1등으로서 가야 할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부사장은 한양대 전자공학과 선배인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과 20년 가까이 함께 일하며 삼성 TV를 세계 1위로 이끈 주역이다. 삼성전자는 LED(발광다이오드) TV, 3D(3차원) TV, 스마트TV 등 차별화된 제품을 앞서 내놓으며 6년째 세계 TV시장 1위를 수성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글로벌 TV 시장은 소니의 아성이었습니다. 삼성 TV가 1위에 오른 비결이 궁금합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간 덕분입니다. 삼성 TV가 크게 성장했을 때가 두 번 있었습니다. 2007년 보르도 TV, 2009년 LED TV를 내놓았을 때죠. 그 때는 ‘있고 없고’의 차이가 분명했습니다. 경쟁사가 없었던 것을 우리가 가졌던 것이죠.”
▶올해는 어떻게 봅니까.
“그 기회가 다시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올해 내놓은 삼성 스마트TV에는 스마트 에볼루션키트(TV 뒷면에 꽂기만 하면 핵심 프로세서 등을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키트)와 스마트인터랙션(동작 및 음성 인식) 기능이 있습니다. 이 또한 ‘있고 없고’의 문제죠. 자체 개발한 시스템반도체를 쓰기 때문에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을 겁니다.”
▶스마트TV가 스마트폰처럼 시장의 주력 상품이 될 수 있을까요.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액티브(능동적)’한 제품입니다. 소비자가 필요하면 스스로 찾아 쓴다는 의미에서죠. 하지만 TV는 그보다는 수동적이에요. 따라서 TV가 좀 더 스마트해져서 보는 사람을 더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이 잘 만들면 소비자들이 선택할 겁니다. 올해 판매 목표는 지난해보다 14% 많은 5000만대입니다. 이 가운데 50% 이상을 스마트TV로 팔 계획입니다.”
▶스마트TV 판매가 늘면서 올초 KT 등 망(網)사업자와 분쟁을 빚기도 했습니다. 해결 방안이 있습니까.
“스마트TV 산업의 참여자들이 윈 윈할 수 있는 사업모델과 협력방안을 만들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스마트TV 에코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관련 사업자들이 모인 스마트TV포럼(김 사업부장이 의장)을 통해 기술과 인터페이스 표준 개발, 개발자에게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TV용 앱 경진대회, 콘텐츠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시범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1~2년 전만 해도 생소하던 스마트TV가 올초 CES(미국 가전쇼)에서 핵심 테마로 부상했고, 수많은 업체가 스마트TV를 기반으로 한 신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습니다. 변화를 제대로 활용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시장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프리미엄 이미지, 초격차 등을 강조하고 있는데.
“소니가 한창 글로벌 1위이던 시절, 소비자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냉장고와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TV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로 소니를 꼽는 결과가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소니는 냉장고나 PDP TV를 만든 적이 없었습니다. 만들지도 않았던 제품에서 1위를 한 것은 브랜드 파워 덕분입니다.”
▶재미있는 얘기네요.
“예, 모든 답은 소비자에게 있습니다. 삼성이 트렌드를 만들 수 있지만 소비자에게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브랜드 파워를 키워 소비자가 찾아오게 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몇 대를 더 파는 것보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게 중요합니다. 경쟁사는 1등이 되기 위해 ‘노이즈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시장 리더입니다. 최고 화질과 품격있는 디자인, 스마트한 콘텐츠까지 결합해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는 슈퍼 프리미엄 TV로 ‘초격차’ 전략을 이어가겠습니다.”
▶이달 초 차세대 제품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정확한 출시 시기와 가격이 궁금합니다.
“삼성 슈퍼 OLED TV를 통해 차세대 TV 시장을 선점해 나갈 계획입니다. 올해 하반기에 첫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겁니다. 3분기가 될지, 4분기가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최적의 출시 시기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살 수 있는 제품이 나오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가격은 초기인 만큼 같은 인치대 최고급 LED 모델의 두 배 이상이 될 겁니다. 현재 55인치 크기의 최상위 제품이 540만원 정도입니다.”
▶OLED TV의 화질이 상당히 뛰어난데, 언제쯤 가격이 낮아져 집집마다 한 대씩 놓을 수 있을까요.
“OLED TV가 LCD(액정표시장치)나 LED TV를 대체하는 메인 스트림이 되기까지는 최소 2~3년은 걸릴 것으로 봅니다. LCD TV도 2004년에 처음 제품이 나왔지만 2008년에야 대세가 됐죠. 대중성을 갖추는 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올해 유로컵, 런던올림픽 등 각종 대형 이벤트가 많이 열립니다. 통상 이런 해에는 TV 판매가 늘어났는데.
“과거 사례를 분석해봤더니 올림픽 등 대형 이벤트가 있었을 때 이벤트 전엔 TV 수요가 많았지만, 끝나고 나면 판매가 줄어들었습니다. 연간으로 보면 다른 해와 수요는 비슷합니다.”
▶구글TV는 언제쯤 출시할 계획입니까.
“구글과 끊임없이 토론하고 있습니다. 올해 내에 소비자가 가치를 인정하는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만 시기는 좀 더 미뤄질 수 있습니다. 구글은 소프트웨어, 삼성은 하드웨어를 파는 것인데 서로 윈 윈할 수 있어야합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은 이런 대기록 앞에서 담담했다. “당연히 40%를 넘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만이 아니라 제대로 목적을 세우고 가면 당연히 넘게 될 것이란 의미입니다. 1등으로서 가야 할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부사장은 한양대 전자공학과 선배인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과 20년 가까이 함께 일하며 삼성 TV를 세계 1위로 이끈 주역이다. 삼성전자는 LED(발광다이오드) TV, 3D(3차원) TV, 스마트TV 등 차별화된 제품을 앞서 내놓으며 6년째 세계 TV시장 1위를 수성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글로벌 TV 시장은 소니의 아성이었습니다. 삼성 TV가 1위에 오른 비결이 궁금합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간 덕분입니다. 삼성 TV가 크게 성장했을 때가 두 번 있었습니다. 2007년 보르도 TV, 2009년 LED TV를 내놓았을 때죠. 그 때는 ‘있고 없고’의 차이가 분명했습니다. 경쟁사가 없었던 것을 우리가 가졌던 것이죠.”
▶올해는 어떻게 봅니까.
“그 기회가 다시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올해 내놓은 삼성 스마트TV에는 스마트 에볼루션키트(TV 뒷면에 꽂기만 하면 핵심 프로세서 등을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키트)와 스마트인터랙션(동작 및 음성 인식) 기능이 있습니다. 이 또한 ‘있고 없고’의 문제죠. 자체 개발한 시스템반도체를 쓰기 때문에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을 겁니다.”
▶스마트TV가 스마트폰처럼 시장의 주력 상품이 될 수 있을까요.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액티브(능동적)’한 제품입니다. 소비자가 필요하면 스스로 찾아 쓴다는 의미에서죠. 하지만 TV는 그보다는 수동적이에요. 따라서 TV가 좀 더 스마트해져서 보는 사람을 더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이 잘 만들면 소비자들이 선택할 겁니다. 올해 판매 목표는 지난해보다 14% 많은 5000만대입니다. 이 가운데 50% 이상을 스마트TV로 팔 계획입니다.”
▶스마트TV 판매가 늘면서 올초 KT 등 망(網)사업자와 분쟁을 빚기도 했습니다. 해결 방안이 있습니까.
“스마트TV 산업의 참여자들이 윈 윈할 수 있는 사업모델과 협력방안을 만들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스마트TV 에코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관련 사업자들이 모인 스마트TV포럼(김 사업부장이 의장)을 통해 기술과 인터페이스 표준 개발, 개발자에게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TV용 앱 경진대회, 콘텐츠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시범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1~2년 전만 해도 생소하던 스마트TV가 올초 CES(미국 가전쇼)에서 핵심 테마로 부상했고, 수많은 업체가 스마트TV를 기반으로 한 신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습니다. 변화를 제대로 활용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시장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프리미엄 이미지, 초격차 등을 강조하고 있는데.
“소니가 한창 글로벌 1위이던 시절, 소비자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냉장고와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TV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로 소니를 꼽는 결과가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소니는 냉장고나 PDP TV를 만든 적이 없었습니다. 만들지도 않았던 제품에서 1위를 한 것은 브랜드 파워 덕분입니다.”
▶재미있는 얘기네요.
“예, 모든 답은 소비자에게 있습니다. 삼성이 트렌드를 만들 수 있지만 소비자에게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브랜드 파워를 키워 소비자가 찾아오게 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몇 대를 더 파는 것보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게 중요합니다. 경쟁사는 1등이 되기 위해 ‘노이즈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시장 리더입니다. 최고 화질과 품격있는 디자인, 스마트한 콘텐츠까지 결합해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는 슈퍼 프리미엄 TV로 ‘초격차’ 전략을 이어가겠습니다.”
▶이달 초 차세대 제품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정확한 출시 시기와 가격이 궁금합니다.
“삼성 슈퍼 OLED TV를 통해 차세대 TV 시장을 선점해 나갈 계획입니다. 올해 하반기에 첫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겁니다. 3분기가 될지, 4분기가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최적의 출시 시기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살 수 있는 제품이 나오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가격은 초기인 만큼 같은 인치대 최고급 LED 모델의 두 배 이상이 될 겁니다. 현재 55인치 크기의 최상위 제품이 540만원 정도입니다.”
▶OLED TV의 화질이 상당히 뛰어난데, 언제쯤 가격이 낮아져 집집마다 한 대씩 놓을 수 있을까요.
“OLED TV가 LCD(액정표시장치)나 LED TV를 대체하는 메인 스트림이 되기까지는 최소 2~3년은 걸릴 것으로 봅니다. LCD TV도 2004년에 처음 제품이 나왔지만 2008년에야 대세가 됐죠. 대중성을 갖추는 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올해 유로컵, 런던올림픽 등 각종 대형 이벤트가 많이 열립니다. 통상 이런 해에는 TV 판매가 늘어났는데.
“과거 사례를 분석해봤더니 올림픽 등 대형 이벤트가 있었을 때 이벤트 전엔 TV 수요가 많았지만, 끝나고 나면 판매가 줄어들었습니다. 연간으로 보면 다른 해와 수요는 비슷합니다.”
▶구글TV는 언제쯤 출시할 계획입니까.
“구글과 끊임없이 토론하고 있습니다. 올해 내에 소비자가 가치를 인정하는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만 시기는 좀 더 미뤄질 수 있습니다. 구글은 소프트웨어, 삼성은 하드웨어를 파는 것인데 서로 윈 윈할 수 있어야합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