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 그동안 비대위 체제로 운영했던 당을 정상체제로 돌려놓겠다”고 밝힘에 따라 차기 지도부가 어떻게 구성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다음달 말이나 6월 초에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에서 차기 당대표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사람은 강창희 당선자(대전 중구)다. 6선에다 당의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이기 때문이다. 또 향후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충청권 출신이라는 이점도 갖고 있다. 다만 강 당선자가 국회의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는 게 변수다.

4·11 총선에서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당을 위해 헌신한 김무성 의원도 하마평에 오른다. 그는 당대표에 뜻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했음에도 격전지인 부산·경남(PK) 선거 승리를 위해 뛴 공로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그가 집중 지원했던 PK의 40개 지역구 가운데 36곳에서 승리했다. 친박 진영의 좌장으로 통했던 김 의원은 세종시 정국을 거치며 박 위원장과 멀어졌으나 이번 총선을 거치며 앙금을 털어냈다는 평가다.

이번에 5선이 된 황우여 원내대표(인천 연수)도 물망에 오른다. 그는 과거에 두 번이나 당 대표 권한대행을 한 경험이 있다. 그는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당 대표에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 겨우 국회의원 선거를 마쳤는데”라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이 시키는 일을 하고 당에서 제 위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친이(친이명박)계에서는 이재오 김태호 의원이 거론된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을에서 재선에 성공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서울 은평을에서 5선에 성공한 이 의원은 오랜 경험이 장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수도권의 젊은층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당대표로 수도권의 40~50대 의원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47세에 5선이 된 남경필 의원(경기 수원병), 4선인 정병국 의원(경기 여주·양평·가평), 3선인 정두언 의원(서울 서대문을) 등의 이름이 거론되는 이유다.

새누리당 당헌에는 대선후보에 나설 사람은 대선일 1년6개월 전부터 대표나 최고위원이 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대선후보 경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새 지도부는 박 위원장이나 정몽준 의원 등 대선주자들을 빼고 구성된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