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의료로봇 개발 시동
현대중공업이 서울아산병원과 손잡고 차세대 의료용 로봇 개발을 본격화한다.

현대중공업은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내 아산생명과학연구원에 ‘서울아산병원-현대중공업 의료로봇·기기 공동연구실’을 개소했다고 19일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인공관절치환수술로봇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아산병원은 2007년 로봇수술센터를 연 이후 약 2800회의 임상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공동 개발을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과 아산병원은 지난 17일 개소식에 이어 이틀간 국내외 로봇수술 석학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로봇수술 심포지엄을 열었다. 현대중공업은 심포지엄에서 6축 다관절 로봇을 이용한 자동 정형외과수술로봇 등 연구 중인 차세대 의료용 로봇 3종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6축 다관절로봇은 지난해 국산화에 성공한 5축 로봇보다 움직임이 자유로워 다양한 자세로 수술이 가능하다”며 “수동으로 작업했던 일부 단계를 자동화해 수술시간도 단축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정형외과 분야 인대재건수술로봇과 영상의학분야 중재시술로봇도 개발하고 있다. 인대재건수술로봇은 파열된 인대를 새 인대로 교체하는 인대재건수술에 사용된다. 새 인대를 정확하게 끼워 넣기 위해 환자의 무릎 뼈 등에 구멍을 뚫는 역할을 한다. 인대재건수술은 아직까지 로봇수술이 도입되지 않은 분야다.

중재시술은 암세포가 있는 곳에 바늘을 꽂은 뒤 고주파열로 암세포를 죽이는 방식으로 동맥경화증 치료에도 이용된다. 로봇기술을 적용하면 정확성을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는 등 치료 효과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의료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의료용 로봇을 미래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현재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의 40%, 세계 시장의 9%를 점유하고 있으며, 세계 로봇 시장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프로스트앤설리반에 따르면 전 세계 의료용 로봇 시장규모는 2014년 66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