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복지다] 좋은 일자리 집착…청년 '취업 아우성'
고용 시장에서 청년층은 ‘외로운 섬’이다. 경기가 좋아지거나 나빠지면 취업자 수도 연동해서 바뀌는 것이 정상인데, 청년 취업만큼은 경기 변동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실제 지난해 국내 경기가 일부 회복되면서 전체 취업자는 42만명 증가했지만 청년(15~29세) 취업자는 4만명 줄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취업자 수를 비교하면 이런 현상은 확연해진다.

이 기간 동안 전체 취업자는 2343만명에서 2424만명으로 81만명이 증가했다. 경기 흐름이 취업자 수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청년 취업자는 420만명에서 387만명으로 33만명이나 감소했다.

더 큰 문제는 청년 인구 전체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청년고용률’이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청년고용률은 2006년 43.4%, 2007년 42.6%, 2008년 41.6%, 2009년 40.5%, 2010년 40.3% 등으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40.5%로 0.2%포인트 반등하는 데 그쳤다. 전체 고용률이 2006년 59.7%에서 2009년 58.6%로 떨어진 뒤 2010년 58.7%, 지난해 59.1%로 회복세를 보인 것과는 차이가 난다.

경기가 회복돼도 청년 취업이 거의 늘지 않는 이유는 젊은이들이 ‘경기 흐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좋은 일자리’만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기가 좋아져 생기는 일자리는 경기가 나빠지면 사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공무원이나 공기업, 민간 대기업 등 안정적인 일자리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김영봉 세종대 석좌교수는 “지난달 신규 취업자가 50만명 이상 늘어나는 등 고용 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신규 취업자의 대부분은 50대”라며 “좋은 일자리가 아니면 젊은이들이 취업을 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당장 구하기보다 취업 준비에 장기간 매달리는 데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아니면 취직시험 공부를 하라는 부모 △공무원시험에 매달리는 취업 준비생들을 방치하는 정부 △실용적인 지식을 가르치기보다는 눈높이만 높이는 대학 등도 영향을 미쳤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00년대 들어 매년 20만명 후반대의 대학 졸업생들이 쏟아져 청년 일자리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좀 더 다양한 일자리를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