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부와 공기업의 신규 채용 규모는 2만8000여명이다. 작년보다 5500명가량 늘었다.

국가공무원 채용 인원은 지난해보다 761명 증가한 3108명이다. 이 가운데 5급 사무관이 367명이다. 나머지는 7급과 9급 공무원이다. 지방공무원도 작년에 비해 436명 늘어난 1만330명을 뽑을 계획이다.

공기업에서는 지난해보다 40% 늘어난 1만4400명을 채용한다. 서울대병원 한국전력 등 사업이나 기능을 확대한 곳을 위주로 채용 인원이 늘었다.

서울대병원이 병상 수를 늘리면서 공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1352명을 뽑는다. 작년(389명)보다 245% 급증했다. 이어 한전 763명, 기업은행 598명, LH(한국토지주택공사) 500명, 철도공사 412명 순이다.

고졸 채용도 확대된다. 기획재정부는 고졸 적합 업무를 중심으로 공공기관 신규 채용 인원의 약 20%를 고졸자로 선발하도록 권장할 방침이다.

올해 공무원과 공기업 일자리가 늘어나지만 취업 경쟁은 여전히 치열할 전망이다. 그동안 누적된 취업 준비생이 많기 때문이다. 다른 곳을 다니다 공무원이 되겠다는 사람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 노량진 고시학원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채용 인원이 계속 줄다가 이번에 반짝 증가했다”며 “경쟁률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민간기업 등 다른 곳에서 일하다 이번 기회에 공무원이 되겠다고 학원에 등록하는 준비생도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을 늘려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공기업 선진화를 외치며 정원을 감축해 왔던 이명박 정부가 정책 기조를 뒤집었기 때문이다.

옥동석 인천대 교수는 “공공일자리 확대는 국민 세금으로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라며 “경기 부양 등을 위해 고용을 일시적으로 늘리는 것이라면 몰라도 지금과 같은 방식은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