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투사'의 귀환…김종훈, 새누리로 출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의 주역인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이 4월 총선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다.

김 전 본부장은 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얼마 전 새누리당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다”며 “아직 조심스럽긴 하지만 내가 새누리당에 도움이 되고 당에서 내가 필요하다면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영입 제의가) 공론을 거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내가 내 능력을 잘 알고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구는 그의 고향인 대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 전 본부장은 “아무래도 고향(대구)이 편하긴 하지만 가본 지 좀 오래돼서 조만간 방문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 등 수도권에 출마하거나 자신의 전문 분야인 ‘통상’을 살려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방안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민을 좀 더 해본 다음 당의 결정을 따르는 게 맞지 않겠느냐”며 “공직 퇴임(지난해 12월30일) 이후 충분히 놀아서 이제는 일하고 싶다”고 했다. 또 “국회에 와서 여러 가지 해보고 싶은 입법 활동이 많다”며 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최근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인재영입 차원에서 김 전 본부장에게 총선 출마를 제안했다. 김 전 본부장의 영입 작업엔 조동성 비대위 인재영입분과 위원장이 적극 나섰다.

김 전 본부장이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데다 ‘애국자’라는 이미지가 강해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판단에서다. 한 당직자는 “김 전 본부장의 통상 분야 활약과 애국심 등을 고려할 때 국회의원으로서도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는 공감대가 당에 형성돼 있다”며 “당으로선 비례대표보다는 지역구 출마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물론 그의 출마로 인해 한·미 FTA 문제가 쟁점화되면 여당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민주통합당은 총선을 앞두고 ‘한·미 FTA 발효 중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8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FTA 발효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와 기자회견을 연다. 야당 측 반대에 대해 그는 “세상에 공짜가 어딨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미국 참사관, 국제경제국 심의관, 지역통상국장을 지냈다.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ESCAP) 의장과 한국수입업협회 고문을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4년5개월 만에 집무실을 비우면서 “이제 좀 쉬고 싶다”던 그가 다시 총선을 향해 뛰기로 한 것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