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7)가 러시아 대표 선수 자격으로 처음 출전한 월드컵 시리즈 계주 준결승에서 한국 후배들과 맞붙는다.

안현수가 이끄는 러시아 남자 대표팀은 3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막한 2011-201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남자 5,000m 계주 예선에서 7분01초154의 기록으로 3조 1위에 올라 준결승에 진출했다.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두 번째 계주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남자 대표팀도 가볍게 예선을 통과했다.

곽윤기(연세대)-이호석(고양시청)-이정수(단국대)-노진규(한국체대)가 이어 달린 한국은 6분48초234의 기록으로 네덜란드(6분48초369)를 제치고 1조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공교롭게도 한국과 러시아는 4일 밤 열리는 준결승에서 네덜란드, 영국과 함께 2조로 편성됐다.

안현수는 러시아 국적을 얻은 이후 처음 나선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들과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차세대 황제'로 평가받는 노진규를 비롯해 안현수 이후 한국 쇼트트랙을 이끌어 왔던 후배들과의 간접 대결이 흥미를 돋운다.

보통 준결승에서 각 조 상위 두 팀이 결승에 올라가는 만큼 한국과 러시아가 나란히 조 1·2위를 차지한다면 5일 열리는 결승에서 금메달을 놓고 재대결을 벌일 수 있다.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한국에 금메달 3개를 안겼던 안현수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꿈을 좇아 지난해 러시아 국적을 얻었다.

안현수는 이번 대회에서는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개인 종목에는 출전하지 않고 계주 선수로만 호흡을 맞춘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