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比 2억3천만원 깎인 1억7천만원에 계약

무단으로 팀 훈련을 이탈했다가 복귀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왼손 타자 최희섭(33)이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깎인 연봉으로 재계약했다.

KIA는 최희섭과 지난해(4억원)보다 2억3천만원(57.5%) 적은 1억7천만원의 연봉으로 재계약했다고 30일 밝혔다.

KIA 구단은 연봉 재계약과는 별도로 상벌위원회를 열어 구단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팀 조직력을 저해한 책임을 물어 벌금 2천만원을 낼 것과 정상적으로 체력을 회복할 때까지 재활군 훈련에 참가하라는 징계를 내렸다.

최희섭은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구하며 이달 초부터 열린 팀 훈련에 불참하다가 지난 18일 팀에 백기 투항한 뒤 현재 함평 야구장에서 재활군과 훈련을 하고 있다.

4번 타자인 최희섭은 지난해 허리, 발가락 부상이 겹치면서 70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타율 0.281, 홈런 9개, 37타점에 머물렀다.

KIA 구단에서는 전반기에 1위를 달리다가 최종 4위로 내려앉은 뒤 부상으로 이탈한 주포 최희섭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게 일었다.

그 결과로 최희섭은 이번 연봉 재계약에서 된서리를 맞았다.

KIA는 최희섭의 이번 연봉 삭감 규모가 2008년 이종범(3억원)에 이어 팀에서 역대 두 번째로 크다고 설명했다.

삭감률은 2005년 홍현우(65%), 이종범·심재학(60%)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최희섭은 구단을 통해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운동을 시작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면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으로서 상벌위의 결과를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KIA는 재계약 대상 선수 55명 중 투수 한기주, 외야수 이용규를 뺀 53명과 연봉 협상을 모두 마쳤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