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日 오릭스 입단 공식 발표 예정

일본프로야구 진출을 눈앞에 둔 이대호(29)는 30일 "일본에서 2년 안에 모든 걸 해결하겠다.

우승과 함께 일본의 최고 타자가 되겠다"고 야심 찬 각오를 밝혔다.

이대호는 일본 오릭스 버펄로스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에 잠정 합의한 상태다.

다음 주 중에는 오릭스 유니폼을 입고 공식 기자회견을 하는 이대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대호는 이날 경상남도 통영시 마리나 리조트에서 열린 원 소속구단 롯데 자이언츠의 납회식에서 일본 진출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해서 잘할 자신이 있다"며 "국내 프로야구 선수가 일본 진출 첫해에는 고전한다는 고정관념을 꼭 깨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시즌을 마치고 한국에 귀국할 때는 환영받으면서 들어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릭스 입단은 언제 결정되나.

▲모레 최준석(두산)의 결혼식에 갔다 오면 결정 날 것 같다.

다음 주 정도가 될 것 같다.

부산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그쪽에서는 무라야마 요시오 오릭스 구단 본부장이 직접 넘어올 것 같다.

--롯데의 마지막 행사에 참석한 감회는.
▲롯데 선수들 볼 수 있고 롯데 점퍼 입을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해서 참석했다.

감독님, 프런트, 선수들 인사하고 싶었다.

마지막에 롯데 점퍼 입고 인사하고 싶었다.

--롯데 유니폼 입고 언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가.

▲2008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진출했을 때 가장 기뻤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9게임 연속 홈런 쳤을 때, 장외홈런 쳤을 때가 기억난다.

그렇지만 기뻤던 것보다 아쉬웠던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아쉬웠던 것이라면.
▲한국시리즈 못 가봤던 게 가장 아쉽다.

그래서 당연히 우승 못해봤고 여러 가지가 아쉽다.

--롯데 선수 중 누가 가장 아쉬워했나.

▲후배는 정 훈, 친구는 이승화, 1년 선배인 박진환과 김주찬 선배가 가장 서운해 했다.

정 훈은 나를 잘 따랐고 룸메이트라서 더욱 그랬다.

--해외 진출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고 있다.

▲솔직히 못 한다는 생각 안 한다.

야구는 쉬운 게 아니고 부닥쳐 봐야 안다.

시즌이 끝나봐야 안다.

자신 있다고 잘하는 게 아니고 자신이 없다고 해서 못하는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 생각은 그 사람들의 생각일 뿐이다.

7관왕 할 때 누가 생각이나 했는가.

일본에서도 7관왕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못할 수도 있다고도 생각한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은 준비를 해서 끝났을 때 후회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에서처럼 자신있는 플레이를 할 것이다.

야구하면서 내 성적보다는 우리 팀이 이겨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내가 못하더라도 우리 팀이 우승하면 팀 선수들이 모두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은 변함없을 것 같다.

야구는 단체운동이기 때문에 아무리 7관왕을 하고 홈런왕을 해도 팀이 꼴찌 하면 빛이 안 나는 것 같다.

--롯데에서는 중심이었지만 일본에 가면 용병이다.

▲용병이지만 신인이다.

솔직히 한 발짝 더 움직일 거고 몸은 둔하지만 좀 더 움직일 거다.

최대한 따라가겠다.

그쪽에 오래 있는 선수들이 불편하지 않게 다가올 수 있게 하겠다.

최대한 빨리 일본어를 배울 작정이다.

용병이 아닌 가족이 될 수 있게 하겠다.

--일본어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이제 슬슬 들어갔다.

일본어 처음 배우는데, 히라가나를 배운다.

생전 공부를 해봤어야죠.(웃음)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일본에 전지훈련을 많이 가서 듣는 것은 좀 알아듣는다.

하지만 쓰고 읽고 하다 보니 복잡해지고 어렵더라.

--통역은 구했나.

▲오릭스 가게 되니까 정찬용 씨가 통역할 것 같다.

베이징 올림픽 예선 때 만났다.

성격도 좋으시고 오릭스 야구단에 있었기 때문에 돌아가는 것도 알 거다.

통역뿐만 아니라 많은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어느 정도 기간을 잡고 일본에 진출하나.

▲솔직히 2년 안에 모든 걸 다 해결하고 싶다.

2년 안에 우승을 한다든지, 2년 안에 일본의 최고 타자가 되고 싶다.

2년 후 돌아온다는 게 아니라 더 좋은 배우를 받으면서 더 좋은 계약을 할 수 있는 거다.

미국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올 수도 있는 거다.

오릭스는 처음부터 저에게 다가왔고 마음을 잡을 수 있는 대우를 제의했다.

최고 대우를 받고 싶다는 제 자존심을 세워줬다.

--계약 조건은 밝히기 어려운가.

▲아직 어렵다.

계약 조건은 며칠 이후에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 진출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이 받는 건 사실이다.

--오릭스는 중하위권 팀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대호에게 오릭스는 어떤 느낌이었나.

▲일단 오릭스라는 팀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어차피 임창용 형이나 이승엽 형이 뛰면서 오릭스라는 팀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

이치로가 오릭스에 있었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올해 아깝게 4위 한 거로 알고 있는데, 1위 팀에 가서 할 게 뭐가 있겠는가.

중위권에 있는 팀에 가서 1위 팀을 만들면 더 빛이 날 것 같다.

--국내로 복귀한다면 롯데로 돌아올 생각인가.

▲그것까지 생각한 적은 없다.

아직 롯데로 돌아온다고 생각한 적 없다.

못해서 도망오듯이 돌아온다는 게 아니라 잘해서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롯데로 돌아오고 싶다.

퇴물이 돼서 돌아오는 게 아니라 팀이 필요로 해서 롯데로 돌아오고 싶다.

--실패하고 돌아오는 선수들을 보면 불안하지 않은가.

▲프로야구는 더욱 큰 무대에 도전하고 싶은 게 꿈이다.

저도 어렸을 때 박찬호 형을 보면서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키웠다.

이승엽 형이 요미우리나 지바 롯데에서 뛰는 걸 보면서 저도 저렇게 대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그렇게 꿈을 키워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

롯데의 4번 타자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롯데의 4번 타자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4번 타자가 되겠다.

롯데 팬들도 응원해주시겠지만 국민이 응원을 많이 해준다고 생각하고 국민의 희망이 되는 게 꿈이다.

그래서 도전하게 됐다.

--동기생 김태균 선수의 영향은 없었나.

▲김태균 때문에 일본 진출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꿈을 키워온 사람은 투수로서는 박찬호, 타자로서는 이승엽 형이다.

꿈을 키워준 사람이다.

추신수나 김태균이는 동기생이고 20세 때부터는 친구이기 때문에 응원의 대상이지 우상은 아니다.

그래서 힘든 것만 생각하게 됐다.

김태균이가 돌아올 때는 마음이 아팠다.

솔직히 한국에 있을 때는 김태균보다 잘하고 싶었던 게 맞다.

아직은 저보다 김태균이나 추신수가 위에 있지만 이제는 그 친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

--캠프 합류 전까지 몸을 만들어야 할 텐데.
▲준비를 해야 하는 과정이다.

일본은 2월1일부터 훈련에 들어간다.

나중에 감독님에게 말씀드리겠지만 사이판 롯데 전지훈련장에 가서 몸을 만들고 싶다.

아내의 출산 예정일이 10일인데, 일찍 나올 것 같다.

최대한 사이판에 일찍 넘어가서 몸을 만들고 싶다.

사장님, 단장님이나 감독님께 말씀을 드릴 참이다.

--일본 야구는 '현미경 야구'로 정평이 나 있다.

▲전 세계에서 현미경 야구 안 하는 곳이 어디 있느냐.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에서 야구 분석하지 않는 팀이 어디 있느냐. 몸쪽 붙이면 맞고 나가면 되고 유인구 던지면 안치면 된다.

편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일본 가면 한국에서처럼 볼을 쳐서 안타치려는 욕심은 안 부릴 것 같다.

일본 가면 조금 더 참고 최다안타 이런 건 안 노릴 테니까 볼 골라서 나갈 수 있게 할 것이다.

욕심을 안 부리려고 한다.

출루율도 올라가고 좋으리라 생각한다.

--그러한 낙천적인 성격 때문에 일본에서 성공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저는 자신 있다.

말만 안 통하겠지. 오릭스 선수들이 한국말을 쓸 수 있도록, 가르쳐서라도 빨리 친해질 것이다.

파이팅을 내는 걸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분위기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 밝힐 수 있나.

▲수치를 정하고 시즌을 시작한 적이 없다.

제일 먼저 부상을 안 당해야 한다.

팀에서 이탈 안 되려고 몸가짐을 가져왔다.

오릭스 가서도 중심, 기둥이 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하려고 많이 준비할 것이다.

--발목 부상은 괜찮아졌나.

▲거의 다 나았다.

뛰는 데 지장이 없다.

일본 가서 날렵한 모습 보일 수 있게 운동 많이 하고 있다.

--일본 투수들 가운데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선수 있는가.

▲잘한다고 매일 잘 던질 수는 없다.

솔직히 어디 가도 만만한 투수는 없다.

유인구 던질 때 조금 더 집중해서 공 하나 더 보면 된다.

--일본 투수들이 포크볼을 잘 던지는데, 포크볼을 잘 치는 편인가.

▲세계 어디 가도 포크볼 잘 치는 타자 없다.

안쪽 꽉 차는 공 잘 치는 타자도 없다.

실투를 잘 치는 타자가 잘 치는 타자다.

어차피 실투를 던질 수밖에 없다.

좋은 공을 9개 던져도 1개는 몰리게 돼 있다.

실투를 잘 치면 된다.

--몸쪽 공에는 강하지 않나.

▲타격 코치인 김무관 코치의 도움이 컸다.

그런데 몸쪽 공을 너무 안으로 넣으려고 욕심을 부리다 보니까 안 좋은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파울이 없었다.

먹혀서 필드 안으로 들어가니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몸쪽 공이 오면 커트를 해야 한다.

몸쪽 꽉 차서 오면 잘 치는 타자가 어디 있겠는가.

힘이 빠지든가 집중력이 떨어지면 공이 몰리게 돼 있다.

좋은 투수인 류현진이나 윤석민이 나오면 노려서 쳤다.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그 팀의 분석원을 찾아가서 알고 시작해야 한다.

--부인은 언제 일본으로 가나.

▲아기 때문에 4월이나 늦으면 5월이 될 것 같다.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이때까지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신 거 감사드린다.

저 때문에 스트레스 풀린다면 기분 좋을 것 같다.

야구는 잘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 선수가 일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물론 이승엽 형도 성공했지만, 일본 진출 첫해에는 고전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

나는 고정관념을 깬 게 많다.

뚱뚱한 사람 야구 못한다고 했는데 내가 그게 잘못됐다는 걸 보여주지 않았나.

도전은 좋은 것 같다.

도전해서 내년 시즌 끝내고 한국 귀국할 때는 환영받으면서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

(통영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