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정감 인사…첫 경찰대학장 등 경찰대 출신 수뇌부 장악
부산청장 서천호…TK·PK·호남 등 안배

이강덕 경기지방경찰청장이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이동하는 등 경찰 치안정감 인사가 9일 전격 단행됐다.

경찰청장 바로 아래 직급인 치안정감급 인사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됨에 따라 치안감·경무관, 총경급 등 경찰 간부 인사도 뒤이어 이뤄질 전망이다.

경찰청은 이날 서울경찰청장에 이강덕 경기청장을, 경기청장에는 이철규 경찰청 정보국장, 경찰대학장에 강경량 전북청장을 각각 내정했다.

박종준 경찰청 차장은 유임됐으며, 치안감에서 치안정감으로 격상된 부산청장에는 서천호 현 청장이 승진 배치된다.

이들은 이르면 내일 늦어도 11일까지 대통령 결재를 받아 공식 임명될 예정이다.

이성규 현 서울청장과 손창완 경찰대학장은 퇴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강덕 서울청장 내정자는 경북 영일 출신으로 기획과 경비 분야 등을 두루 거친 경찰대 1기 선두주자로 꼽힌다.

이명박 대통령인수위원회 전문위원, 대통령 치안비서관을 거쳐 부산청장과 경기청장으로서 능력을 검증받았다.

박종준 경찰청 차장은 이번 치안정감 인사에서 유일하게 유임,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른 대통령령 제정 등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마무리하는 사명을 맡게 됐다.

경찰대 2기인 박 차장은 뛰어난 기획통으로 수사권 조정 등 핵심 현안을 진두지휘해왔다.

이철규 경기청장 내정자는 경찰 내 대표적인 정보통으로 정무적 감각이 탁월하고 내외부 평가가 좋아 치안정감 승진 1순위로 거론돼왔다.

경찰 내에서는 드문 강원 출신인 데다 비경찰대(간부후보)로 경찰에 입문했다는 점도 승진 배경으로 꼽힌다.

서천호 부산청장은 기획과 정보 등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으며 부산청장으로 재임하면서 희망버스 시위를 무난하게 막아내는 등 의 성과를 평가받았다.

부산청장은 직제가 개정됨과 동시에 치안감에서 치안정감으로 승진 임용될 예정이다.

강경량 경찰대학장 내정자는 수사와 기획 등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으며 조현오 경찰청장 청문회 팀장을 맡기도 했다.

강 내정자는 경찰대 출신 중 처음으로 경찰대학장에 올랐다는 점에서 경찰대의 위상 격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에 내정된 5명의 치안정감을 지역별로 보면 이강덕 서울청장이 경북 영일, 서천호 부산청장이 경남 남해 출신으로 각각 TK와 PK로 꼽힌다.

박종준 경찰청 차장은 충남 공주, 이철규 경기청장은 강원 동해, 강경량 경찰대학장은 전남 장흥 출신이다.

5명의 치안정감을 출신별로 보면 경찰대 출신이 4명(1기 3명, 2기 1명)으로 경찰 수뇌부를 장악했으며 이철규 경기청장이 유일하게 간부후보 출신으로서 명맥을 유지했다.

경찰은 이달 내에 치안감과 경무관급, 내달 중에 총경급 인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에 경정 이하급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업무 성과와 전문성을 기초로 출신지역 간 균형 등을 고려해 치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적임자를 선발·배치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