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에서 눈물을 흘리며 통합의 정치를 다짐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노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며 "진실이 밝혀졌지만 그동안 얼마나 (대통령께서) 가슴이 무너졌을까 생각하니 너무 죄송하다"며 "그 뜻을 받들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묘소를 참배한 뒤 기자들을 만나 "그동안 내가 2년간 받은 고통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인간으로서 견디기 힘든 고통을 짊어지고 간 노 전 대통령을 생각하며 각오를 새롭게 했다"며 "우리가 힘을 합치면 뜻을 이룰 수 있다는 각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냐에 대해서 "아직 마음의 결정을 못 했다"고 밝혀 출마 여부를 놓고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야권 통합에 대해서는 "통합이 살길이며 불행의 시대에서 행복시대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라도 통합은 당연하고 옳은 길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이 법원의 무죄 판결을 비난하는 데 대해서는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고 답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사랑합니다'라고 쓴 조화를 노 전 대통령의 묘소에 헌화하고 방명록에 '대통령님의 큰 뜻, 우리가 힘을 합쳐 꼭 이루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안장된 너럭바위에서는 감정이 북받친 듯 한동안 눈물을 흘렸다.

택시를 타고 봉하마을을 찾은 한 전 총리는 이날 묘소 참배를 마친 뒤 권양숙 여사를 만나 오찬을 함께 나누며 2시간가량 머물다 상경했다.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choi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