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안정세를 보였던 글로벌 증시가 또다시 폭락하고 있지만 안정적 이익을 내고 있는 내수주나 고배당주, 엔터테인먼트 관련주 등은 연일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중이다.

경기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아 실적 훼손 우려가 적고, 수급상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에도 비교적 덜 휘둘려 리스크도 낮아서다.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수요에 대한 우려가 깊은 상황에서 IT(정보기술) 등 덩치가 큰 수출 대기업보다는 내수주에 투자함으로써 '태풍'을 피해가라고 조언했다.

◆ 성장성보다는 안정적 실적이 '매력'…식료품ㆍ인터넷株

19일 증시에서는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현대그린푸드 등 식품업체 주가가 일제히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오전 11시 6분 현재 CJ제일제당은 전날보다 5000원(1.43%) 오른 35만4000원에 거래되며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CJ프레시웨이도 1%대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현대그린푸드는 5% 넘게 급등하고 있다.

이들 음식료 업종은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피난처'로 인식되고 있다. 시장 상황에 크게 휘둘리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더구나 최근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경기침체 우려로 하락, 수익성 개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원화 강세가 예상돼 환율도 음식료 업종에 우호적이다.

가격 인상 자제란 '채찍'만 휘두르던 정부도 '당근'을 제시했다. 식품류에 표기된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대체하는 안을 추진키로 한 것.

소비기한은 소비자의 건강이나 안전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최종 소비시한으로 유통기한보다 길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장기 보존이 가능한 식제품을 많이 생산하는 기업일수록 소비기한 도입에 따른 혜택이 클 것"이라며 "음식료 업체의 주가 상승에 힘을 실어주는 소식"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 업체도 안정적 실적을 기반으로 상승 흐름이다.

같은 시각 NHN은 전날보다 6000원(3.15%) 오른 19만6500원을 기록 중이다.

다음(0.71%) SK컴즈(0.53%) 등 2,3위 포털 업체 주가가 소폭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 인터넷 포털 업체는 과거에 비해 실적 성장성은 떨어졌지만 안정성은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

NHN의 경우 최근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하반기 배당매력 높아져…통신ㆍ카지노

통신주도 최근 '이례적'으로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5거래일 동안 19%나 올랐다. KT도 전일까지 최근 사흘 연속 급등하며 13%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날도 현재 SK텔레콤은 2%대, KT는 1%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와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05년 이후 통신업종이 하루 5% 넘게 오른 날은 단 7일에 불과하다. 그만큼 주가 변동성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통신주가 강한 것은 국내 주식형펀드가 약세장에서 매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관이 특히 통신주를 늘리고 있는 이유로는 배당 매력이 꼽힌다.

지난해 SK텔레콤은 주당 8400원, KT는 주당 2410원의 결산배당을 했다. 지난 17일 종가를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이 각각 5.7%에 이른다.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보일수록 확실한 수익인 배당 매력은 부각될 수밖에 없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싸졌다고 마냥 주식을 살수는 없는 상황에서 배당주는 훌륭한 대안이 된다. 현재는 배당 수익률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논리로 카지노주도 각광받고 있다.

이날 장중 파라다이스(3.61%) GKL(0.20%) 등은 신고가를 경신했다. 강원랜드도 1% 내외의 상승률로 선방하는 중이다.

이들 카지노주는 현 주가로 3~5%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

◆ 알맹이(콘텐츠) 있는 기업 각광받아…소프트웨어ㆍ엔터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를 계기로 국내 IT 산업에도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부각되자 증시에서 소프트웨어 기업 주가가 연일 상승 랠리다.

안철수연구소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 주가는 이달 들어 전일까지 50% 급등했다. 이날도 현재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이밖에 이스트소프트(8.89%) 인프라웨어(7.73%) 이글루시큐리티(1.27%) 등도 시장 폭락과 무관하게 강세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는 더욱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 K팝을 앞세운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로엔(6.20%) JYP Ent.(0.92%) 에스엠(0.14%) 등 음악 관련 엔터테인먼트 관련주도 나란히 신고가를 또한번 경신, '독야청청' 하는 모습이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