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9일 미국 태양광 전지 제조사 에버그린솔라의 파산보호 신청과 관련, "태양광 산업의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기용 연구원은 "올 상반기 태양광 발전 설치 수요가 급격히 위축돼 제품가격이 빠르게 떨어졌다"며 "이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없는 업체들의 이익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에버그린솔라의 경우도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사용량을 크게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셀 제조 공정과 완제품 형태를 표준화하지 못해 제조비용을 떨어뜨리지 못했고, 이로 인해 결국 중국 업체들에 뒤쳐졌다는 지적이다.

박 연구원은 "향후 태양광 시장은 상위권 업체 중심의 과점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산업처럼 태양광 산업도 제품 가격이 계속 떨어질 것이고, 기업들은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 더 많은 수요를 차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태양광 산업의 구조조정에서 어느 기업이 살아남을 지 판단하는 게 투자자들로서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폴리실리콘 시장은 이미 OCI를 비롯한 상위권 업체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고 했다.

또 잉곳 및 웨이퍼 부문에선 웅진에너지가 생산능력을 올해 안에 각각 1GW와 500MW로 확대하고, 2014년까지 각각 1GW를 추가할 예정이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 확대와 고효율 셀 수요 증가는 웅진에너지가 생산하는 고성능 웨이퍼의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에버그린솔라의 몰락이 태양광 산업 자체의 위기는 아니라고 본다"며 "오히려 경쟁력 있는 업체를 부각시키고 구조조정을 가속화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에버그린솔라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있고 지분도 7.54%나 보유한 OCI에 대해 시장 우려가 큰 상황이지만 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했다.

박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에버그린솔라가 최종 파산하고 지분을 전량 처분한다 가정해도 OCI는 취득가액 494억원을 손실로 반영하는 한편 장기 공급계약에 대한 선수금 잔액 300억원을 이익으로 잡는다"며 "이에 따라 OCI의 손실액은 200억원에도 못 미친다"고 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