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내증시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에 조정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 경기침체) 우려감이 글로벌 주식시장을 강타한 상황에서 전 거래일 코스피지수는 1940선으로 수직낙하했다. 최근 4거래일 동안에만 10% 이상 급락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고용지표 개선에도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글로벌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우 지수는 장중 400포인트를 등락하며 극심한 변동을 보였다.

미 노동부는 7월 고용이 전달(4만6000건)보다 증가한 11만7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8만5000건를 웃돈 것이다. 7월 실업률도 9.1%로 전달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S&P)가 미국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하면서 증시는 다시 불안감에 휩싸이게 됐다. 단기 신용등급에는 'A-1+'가 부여됐다.

S&P는 "지난 1일 합의된 재정 감축안이 미국 부채문제 안정에 불충분하다며 "최근의 재정 이슈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정치적 능력이 부족하다"고 신용등급 강등 이유를 밝혔다. 또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유지함으로써 향후 2년내에 장기 신용등급이 'AA'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미 신용등급 하향 조정 이슈는 주가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사태인 만큼 단기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신용등급 하향이 미국 장 마감 이후 발표됐다는 점에서 미국 시장의 반응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그만큼 아시아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국채를 대신할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신용등급 강등이 자금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이미 영국과 브라질 등 미국 국채보유국은 미국 국채를 신뢰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미국 채권시장이 안정을 유지하면 주식시장이 받는 충격도 단기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가 추가 하락하더라도 1850선에서는 위험을 충분히 반영한 수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주 대내외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는 점도 부담이다. 특히 오는 9~10일로 예정돼 있는 중국 7월 경제지표 발표는 시장 방향을 결정할 중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7월 소매판매, 중국 7월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 물가지수 등 발표 결과에 따라 단기적인 증시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오 팀장은 "미국 고용지표가 개선된 상황에서 중국 7월 물가 상승률도 완화된다면 글로벌 경제가 더블딥 우려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기가 공포로 다가올 때마다 한국 기업의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의심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며 "지금 주식시장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금이 좋은 매수 시점이었다고 회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시장의 반등이 나올 경우에는 역시 단기 하락폭이 컸던 종목 중심의 대응이 유리할 것"이라며 "경기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마진을 확보한 수출주가 매력이 높지만 경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전까지는 변동성을 활용한 기술적 매매에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