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차익을 얻기 힘들어지자 자녀 해외유학을 앞둔 고객들이 동남아 등 해외 부동산 매물을 많이 묻고 있습니다. "

해외부동산 전문업체인 루티즈코리아의 이승익 대표는 "여름 휴가철을 이용한 현지 답사 등 해외부동산 마케팅에 적극 나설 생각"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취를 감췄던 해외부동산 분양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필리핀 태국 등에서 '임대수익형 부동산' 공급이 줄을 잇고 투자자 관심도 커지고 있다. 중 · 저가 아파트 빌라 골프빌리지 등 실속형 상품이 많은 게 특징이다.

◆늘어나는 해외부동산 취득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시장 침체로 마땅한 투자상품을 찾기 쉽지 않은데다 환율하락으로 원화가치가 오르면서 임대 수익형 해외부동산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유학자녀를 두었거나 은퇴 또는 은퇴 예정인 직장인들의 문의도 증가세다. 올 들어 늘어나고 있는 해외부동산 투자금액도 여름 휴가철을 맞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거주자가 취득한 해외부동산은 1억11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2420만달러에 비해 358% 늘었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7월 1억2600만달러 이후 3년8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빌라 아파트 콘도 등 상품 다양

루티즈코리아는 태국 푸껫에 지어진 '아이리스 풀빌라(풀장이 달린 빌라)'를 확정 수익형으로 선보였다. 10년간 매년 투자금액의 10%를 보장한다.

필리핀 1위 건설업체인 메가월드는 '한국의 강남'으로 불리는 보나파시오의 매킨리힐에 짓는 아파트 '더 베니스'를 한국 투자자들에게 분양한다. 22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2014년 완공예정이다.

싱가포르 최대 개발회사인 파이스트 그룹도 탬파니스 신도시에 건설 중인 1800가구의 아파트 '워터프런트 ISLE(2016년 완공 예정)'를 분양한다.

필리핀 마닐라 인근 안티폴로시의 '썬밸리 리조트'도 단지 내 골프빌리지와 골프텔(대지 396㎡,건평 99㎡)을 한국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분양한다.


◆현장 답사 필수

최근 분양 중인 해외부동산은 시세 차익보다는 안정적 임대수익을 강조하는 상품이 많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는 시세차익을 겨냥해 고가의 리조트 · 빌라 등을 선분양 받는 방식이 유행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나비에셋의 곽창석 사장은 "해외부동산으로 시세 차익을 얻기 어렵다는 점이 알려진데다 수익성 상품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정착되자 분양 상품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해외부동산 투자는 국내보다 위험 요소가 많아 △현장 답사 △사전 분석 △전문가 조언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반드시 현장을 찾아 분양 상품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미준공이라면 인 · 허가,공정,분양가 수준,계약 미이행 때 법적조치 등을 챙겨봐야 하고 준공된 주택은 교통 · 교육 · 주거환경,세금 · 소유권 문제,임대여건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