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7월 한 달간의 여름방학을 맞았지만 해외로 나가는 의원들의 숫자가 전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격전이 예상되는 내년 4월 총선 걱정에 외유보다는 지역구행을 택한 의원들이 늘어서다.

3일 국회사무처 등에 따르면 박희태 국회의장과 일부 위원들을 제외한 대다수 여야 의원들이 7월 하한기 동안 해외 출장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구를 다지는 일이 발등의 불인 데다 8월 저축은행 국정조사 준비를 비롯 상임위별 현안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박 의장은 지난 2일 10박12일 일정으로 발트 3국과 덴마크 방문 일정에 올랐다. 기획재정위원회의 김성조 위원장과 여야 의원들은 오는 12일부터 우즈베키스탄 등을 방문,대외경제협력기금(EDCF · 정부의 유상원조기금)의 운영실태를 점검한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와 여야 의원들도 1일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대표단 일원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출발했다.

이밖에 법사위 지식경제위 행정안전위원회 등도 해외 시찰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예년 여름과 비교해볼 때 해외출장이 눈에 띄게 줄었다. 정무위를 비롯 상당수 상임위가 구체적인 외유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수도권의 한 의원은 "8월 국회가 있는 데다 지역구 민심이 들끓고 있어 한가롭게 해외에 나갈 상황이 못 된다"며 "외국으로 나가는 계획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