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태양전지 관련 기업 20개사가 손을 잡았다. 중국 등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세계 태양광발전 시장에서 다시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정부도 측면 지원에 나선다. 일본의 태양광 기술을 적극적으로 해외에 알리고,정부개발원조(ODA) 자금을 활용해 일본 기업들의 해외 수주 가능성을 높일 방침이다. 일본 정부가 지난 3월 도호쿠(東北)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태양광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공동으로 세계시장 뚫는다

파나소닉과 미쓰이물산 닛키 등 20개 태양전지 관련 일본 업체들이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등 지역별로 5개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건당 수백억엔 규모의 대형 태양광발전 프로젝트 수주에 공동으로 나서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보도했다.

각 컨소시엄은 태양전지업체,플랜트 수출 업체,종합상사 등으로 팀을 꾸려 해외 수주를 따낼 방침이다. 수주 목표는 수십만㎾ 규모의 대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각 기업의 담당자로 구성된 영업팀을 현지에 파견해 공동으로 수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집중 공략 지역으로는 인도네시아,태국,중동 및 북아프리카,중남미,몽골 등 5곳으로 정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엔 파나소닉과 가네카 등이 태양전지패널 공급을 맡고,플랜트 건설은 도시바와 닛키가 책임진다. 미쓰이물산 등은 자금과 시장 정보 등을 제공한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에서는 샤프의 태양전지를 사용해 요코가와전기가 발전소를 짓고,미쓰이물산 등이 자금조달에 나서는 구조다. 5개 팀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주활동을 시작해 2013년 가을까지 최소 한 건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를 따낸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도 경제산업성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다. 일본 태양광 설비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국제협력은행(JBIC)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한다. ODA를 통해 협상력을 높이는 작업도 병행한다.

◆주도권 되찾는다

세계 태양광발전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010년 세계 태양광발전 도입량은 1662만㎾로 전년도에 비해 두 배 이상 성장했다. 2015년에는 4390만㎾로 확대될 전망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영향으로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의 지배력은 갈수록 약화되는 추세다. 2006년만 해도 태양전지 시장에서 일본기업인 샤프와 교세라 산요 등이 모두 5위권 안에 포진했지만 작년엔 샤프 한 곳만 살아남았다. 반면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작년 기준으로 세계 1,2위는 모두 중국업체인 JA솔라와 선텍이 차지했다. 10위 안에만 중국 기업 5곳이 이름을 올렸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