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보험공사(K-sure)가 무역보험 증가 목표를 낮추고 보험료를 점진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수출 보험을 확대하고 보험료를 낮게 적용하던 것에서 탈피,앞으로는 위험 관리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조계륭 신임 무역보험공사 사장(57 · 사진)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역보험 규모를 당초 2015년까지 매년 10조원씩 늘리려던 목표를 축소해 매년 6조~7조원 확대하는 수준으로 수정했다"며 "중소 조선사에 대한 수출 보험을 줄이는 등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2008년 중소 조선사에 대한 수출 보험 부실 지원으로 88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감사원의 올해 초 지적을 받아들인 조치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2008년에는 중소 조선사에 대한 수출 보험 수요가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여건도 반영했다.

조 사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우리가 나서지 않았다면 국내 기업들에 선뜻 돈을 빌려줄 은행이 별로 없었을 것"이라며 수출 보험 확대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가 어느 정도 정상화된 만큼 수출 보험 수요를 줄여야 한다고 판단,무역보험료도 점진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그는 그러나 "위험관리 강화에도 불구하고 수출 중소기업들의 신흥시장 진출 지원은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올해 안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주재원을 둘 생각"이라며 "각국 중앙은행과 크레디트라인을 맺어 중소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에 디딤돌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크레디트라인이란 사전대출 승인 한도를 말한다. 예컨대 한국산 제품을 구입하려는 외국 수입업체가 무보의 보증을 받아 현지 은행에서 정해진 한도 내에서 대출을 받는 식이다.

조 사장은 경기 파주 출신으로 건국대 경제학과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달 29일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 무보 사장에 취임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