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선 지지 공방…7월까지 박스권 장세"
코스피지수가 2030선으로 주저앉아 2000을 위협받고 있다. 미국 경기 둔화 우려에 그리스 재정위기의 먹구름까지 드리우면서 투자심리는 급속히 냉각됐다. 악재의 칼날이 날카로워진 만큼 2000선을 주가 지지선으로 둘 수 있을지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현재로선 상승 동력이 부족해 박스권 장세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음주 EU 재무장관 회의와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라 하반기 반등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코스피 1차 지지선은 1950~2030선

17일 코스피지수는 14.70포인트(0.72%) 떨어진 2031.93에 장을 마쳤다. 이달 초와 비교하면 5.16% 하락했다. 그리스 재정위기 악재에 전날 내림세로 마쳤던 증시는 이날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속에 장중 2010선까지 미끄러지는 등 힘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 2000선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하락의 단초였던 정보기술(IT)업종 하락세는 실적 대비 과도하다는 면에서 2000선은 여전히 지지선"이라고 설명했고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하반기 경기 회복과 그리스 문제의 실마리를 기대한다면 2000선 아래는 저가 매수 기회"라고 봤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경제의 중심이 수출인 만큼 미국 경기 둔화 신호가 지수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1차 지지선은 2030선,2차 지지선은 1950선으로 봤다. 증시 모멘텀(상승 동력)이 부족한 만큼 2000선이 차라리 붕괴되는 게 낫다는 설명이다.

가장 비관론에 가까운 견해는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2030선에서 몇 번의 저항을 거친 후 밀리고 있어 추가적 조정이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지선은 1950선,그 밑단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반기는 2500까지

내달까지는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데 대체로 견해가 모아졌다. 미국의 2차 양적완화가 종료되고 그리스 문제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음주 유럽 재무장관 회의(19~20일)와 유럽 정상회의(23~24일),미 공개시장위원회(FOMC · 21~22일) 등 기대와 실망이 교차할 수 있는 이벤트가 많아 시장 경계 심리가 높다"며 "매도 시점을 놓친 투자자라면 섣불리 매도에 가세하기보다는 박스권 장세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내달 코스피지수가 1950~2150 안에서 주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하반기 전체로 볼 때는 2400~2500까지 고점을 높여갈 것이라는 낙관론이 많았다. 오 팀장은 "미국 양적완화 종료 이후 경기 판단이 가능해지면 오는 8월 이후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센터장은 3분기에 연중 최저점이 나오고 4분기에 2200선까지 회복하는 흐름을 예상했다.

◆차 · 화 · 정 계속 갈까

주도주인 차 · 화 · 정(자동차 화학 정유)이 계속 힘을 낼 것인지는 전망이 엇갈렸다. 심 팀장은 "지난해에도 포트폴리오 비중을 유지했던 투자자들이 하반기에 높은 수익을 올렸다"며 "주도주를 유지하되 IT주는 실적에 따라 반등 강도를 점검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하반기부터는 건설과 조선 등 다른 업종으로 시장 온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김 팀장은 "기존 주도주 외에 건설과 조선,IT,은행 등이 부각될 것"이라고 봤고,이 센터장은 "경기 후퇴에 대비해 보험 등 방어주에 관심을 기울이되 건설주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권했다.

김유미/유병연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