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도주와 비주도주 간 갭 메우기 성격
- 실적 시즌 이후 모멘텀 공백은 부담

5월의 첫 거래일 코스피지수가 1%대 뛰는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증시 상승을 이끈 자동차와 화학이 다소 시원찮은 모습이지만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업종의 강세가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후 주도업종과 비주도업종 간의 갭(격차) 메우기가 진행되면서 주도주가 쉬어가는 국면에서도 지수는 선방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2일 오전 10시5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28.79포인트(1.31%) 오른 2221.15를 기록 중이다. 지난주말 미국 증시가 기업 호실적과 양호한 경제지표 등에 힘입어 상승한 상황에서 이날 지수는 오름세로 장을 출발한 후, 장중 2220선을 회복했다.

이날 특히 돋보이는 업종은 정부의 '5·1 건설 부동산 대책' 기대를 바탕으로 업종지수가 3% 넘게 뛴 건설과 2%대 강세를 보이고 있는 IT(정보기술) 등이다. 기존 주도업종인 자동차주가 포함된 운수장비와 화학은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약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박승영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수출 호조에 비춰 일본 지진으로 인한 반사이익 기대가 커졌고, 건설의 경우 '5·1 건설 부동산 대책'과 함께 내수 부양 모멘텀(상승요인)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주도주와 그동안 못오른 업종 간의 갭 메우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4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한 497억7300만달러를 기록해 월간 수출액 최고치를 경신했다. 석유제품과 선박 수출 신장에 힘입은 결과다. 지역별로 일본 수출이 크게 늘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일부 기관의 차익실현 출회로 지난주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와 디커플링됐던 부분이 이날 해소되는 과정"이라며 "금융주 실적이 양호하고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대책도 나오고 있는 등 후발주자 업종의 상승 여건이 갖춰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 주도주가 쉬어가면서 코스피지수의 상승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주도주의 공백을 비주도업종이 상당부분 메워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주 신흥국 증시 조정과 연동돼 주간 기준 7주 만에 한국증시가 조정을 받았지만 조정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며 "자동차, 화학, 정유주들이 조정을 받고 있지만 갭 축소 과정에서 IT, 증권, 운송 업종이 오르고 있어 주도주 하락 충격을 완화,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 증시가 먼저 상승한 후 조정을 받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코스피지수는 선전하고 있고, 5월에도 신고점 경신 시도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 같은 '온기 확산' 과정에 힘입어 증시는 큰 폭의 조정보다는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 에너지를 비축하는 과정을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많이 오른 데 따른 가격 부담을 해소하는 가운데서도 신고점 경신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대우 삼성 솔로몬 신한 우리 토러스 한국 한양 현대 HMC IBK KTB 등 12개 국내 증권사의 5월 코스피지수 전망 상단 평균치는 2292 수준이다. 이는 지난달 29일 종가(2192.36) 대비 4%가량의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

다만 크게 밀리지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하단 평균치는 2109 수준에 불과했고, 2000선 아래로 밀릴 것이라고 답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