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리율 극히 낮은 `이상급등' 잇달아

우선주(株)가 이유없이 급등하기 시작해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금융위기를 전후해 우선주가 급등락했던 사례를 돌아보면, 이는 변곡점에 다다른 주식시장이 기존 추세에서 이탈하는 조짐으로 이해할 수 있다.

화학과 자동차 등 주도주가 주춤한 가운데 이런 상황이 벌어져 단기 조정론(論)에 힘이 실리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선주는 상한가 종목 중 과반수를 차지할 정도로 무더기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현대비앤지스틸우 등 6개 우선주가 적게는 2천주, 많아도 13만주 가량의 소규모 거래에 가격 제한폭까지 올라 관심을 끌었다.

흥국화재2우B 등 두 종목도 10% 이상 급등했다.

우선주란 대주주가 경영권을 침해받지 않고 기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의결권을 주지 않는 대신 배당에 우선권을 부여한 주식이다.

통상 주가 수준은 보통주에 못 미친다.

우선주가 뛰는 것은 일반적으로 보통주와 괴리율이 높기 때문이다.

보통주 가격이 우선주 가격보다 높을수록 괴리율이 높다.

괴리율이 높을수록 우선주가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최근 상한가를 기록 중인 우선주는 괴리율이 오히려 매우 낮아서 `이상 급등'이란 말이 어울린다.

지난달 29일 10% 넘게 오른 8개 우선주의 평균 괴리율은 당일 종가 기준으로 무려 -185%에 달했다.

우선주가 이미 충분히 올라 보통주보다 185%나 비싼 것이다.

단기 조정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일례로 2008년 4월 하순부터 한 달 동안 주가가 50% 이상 급등한 종목 32개 중 15개가 우선주였다.

이들 14개 우선주는 보통주가 7% 오를 때 158%나 솟구쳤고 코스피는 같은 해 5월 말을 기점으로 고꾸라졌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선주 급등세는 시장에서 부정적 신호로 통한다.

살 종목을 찾기 어렵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이달 코스피는 2,100대 초반에서 기간 조정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도 "우선주가 이유없이 오르는 것은 시장이 쉴 때가 됐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은행, 건설, 전기전자 등 기존 주도주의 대체 업종이 충분히 있어 순환매가 나타나더라도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