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미(36) 국제축구심판이 올해 독일에서 열릴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에서 휘슬을 분다.

대한축구협회는 FIFA로부터 차성미 심판과 김경민(31) 심판을 2011 독일 여자월드컵에 참가할 주·부심으로 선발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올해 6월 독일에서 개막하는 여자월드컵에서 활약할 심판은 주심 16명과 부심 32명이다.

한국인 심판이 FIFA 월드컵에서 주심을 맡은 것은 남녀를 통틀어 1999년 및 2003년 미국 여자월드컵의 임은주 심판과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김영주 심판에 이어 차성미 심판이 세 번째다.

FIFA는 지난달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럽 여자축구 국가대항전 알가베컵에서 주심 24과 부심 36명을 모아놓고 독일 여자월드컵에 출전할 심판을 뽑는 최종 테스트를 했다.

차 심판에 따르면 테스트는 비디오 테스트, 경기규칙 이론 영어테스트, 체력 테스트로 진행됐다.

차 심판은 경기이론 규칙 영어테스트에서 만점(30문제)을 받았고, 김경민 심판은 비디오 테스트에서 전체 1위를 하는 등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한다.

1992년부터 13년간 국가대표 공격수로 활약했던 차 심판은 2006년 말 현역에서 은퇴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심판의 길에 들어섰다.

임은주에 이어 한국 여자 축구선수 출신으로는 두 번째 국제심판이 된 차 심판은 2007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선수권대회 예선에서도 주심을 맡았다.

아시아 여자 심판이 AFC 주관 남자대회에서 주심으로 배정되기는 처음이었다.

그는 부족한 영어 실력을 채우려고 3년 전에는 미국에 1년간 국비 장학생으로 유학을 다녀오는 등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차 심판이 심판에 입문한 것은 후배 여자 축구선수들에게 꿈을 주기 위해서다.

차 심판은 지난해 한국 여자 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한 FIFA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에서도 '그라운드의 포청천'으로 나섰다.

그는 "작년 17세 이하 여자축구 선수들이 세계를 제패할 때에도 비록 결승전 주심을 맡지는 못했지만, 그 자리에 있었다"면서 "선수 은퇴 후 많은 선택을 할 수 없는 현실에서 후배들이 다양한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왔는데, 이번에 좋은 결과를 얻게 돼 너무 기쁘다"며 세계 여자축구의 최고 잔치인 월드컵 무대에 서게 된 소감을 밝혔다.

차 심판은 "알가베컵에 참가하기 전 개인 경비로 브라질로 건너가 한 달 동안 남자 경기에서 심판을 맡고 체력 훈련도 해온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후배들이 더 많은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월드컵 이후에는 K리그 경기 주심에도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차 심판과 김 심판은 올해 여자월드컵 개막 열흘 전인 오는 6월16일에 맞춰 독일로 건너가 사흘 간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대회 준비에 준비간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