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불균형 산모 아이 아토피↑"..식약청 연구보고서

임신 초기 비타민과 엽산을 복용하지 않은 임산부의 자연유산과 비정상 임신 위험률이 비타민과 엽산을 복용한 임산부보다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야채와 과일, 생선류 섭취가 낮은 임산부의 아이에게서 아토피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임산부 10명 중 1명이 임신 중 음주 여부와 관계없이 알코올 의존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신 초 엽산ㆍ비타민 부족, 유산ㆍ기형과 연관" =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연구보고서 '임신 중 유해물질 노출에 의한 후세대영향 연구'에서 신경관이 닫히기 전인 임신 후 13주 이전 엽산이나 비타민을 복용하지 않은 여성이 유산과 비정상 임신의 위험률이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이 연구는 지난해 2∼11월 진행됐으며 임신 후 13주 이전의 초기 임산부 100명과 임신 37주 전 조산 또는 저체중아를 낳은 임산부 50명, 정상 체중아를 출산한 만삭 임신부 50명을 대상으로 했다.

또 임신 1분기(1∼3개월)에만 엽산과 비타민을 복용하는 임신부보다 임신 2∼3분기(4∼9개월)에 엽산과 비타민을 복용하는 임신부의 신생아 체중이 더 증가하는 경향도 관찰됐다.

이번 조사대상의 약 20%가 임신 전 엽산을 복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임산부의 약 10%만이 임신 직전이나 초기에 엽산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선천성 기형 예방을 위해 엽산 섭취를 높이는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그동안 엽산 미복용이 기형과 유산에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연구됐으나, 복용시기와 관련성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었다.

비타민 B의 일종인 엽산을 적게 섭취하면, 신경관결손증ㆍ언청이ㆍ심장기형과 같은 선천성기형, 조기태반박리, 조산 등을 유발하며, 심장질환, 뇌졸중 등의 여러 성인병 위험도 높아진다.

◇"영양불균형 산모 아이 아토피↑" = 식약청은 또 이 보고서에서 지난해 산모 256명을 대상으로 기초설문과 피부반응검사를 한 결과 임신 3분기(7∼9개월)에 영양섭취가 불균형적인 임산부의 아이에게서 아토피 피부염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토피가 있는 아이의 임산부는 임신 3분기에 야채와 과일, 생선류 섭취가 정상군보다 낮게 나타났으며, 특히 칼슘, 철분, 비타민B6, 엽산의 섭취율이 낮았다.

구체적으로 아토피가 없는 아이를 낳은 여성의 야채와 과일섭취량은 하루 470.8g인 반면, 아토피가 있는 아이를 낳은 여성의 야채와 과일섭취량은 하루 386.4g으로 섭취량이 적었다.

생선섭취량도 정상군이 하루 2.2g으로 아토피군 하루 1.1g보다 높았다.

이들처럼 영양소 섭취가 균형되지 못한 임산부는 아울러 제대혈 내 면역체계를 제어하는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높게 나타나 아토피 피부염의 발생과 영양섭취 간에 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출산 후 8개월 미만인 아이 170명 중 36명(21.2%)에게서 아토피가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중 음주 1회 이상 35%" = 이와 함께 서울과 경기도 소재 병원에서 임산부 614명을 대상으로 음주여부를 조사한 결과 215명(35%)이 임신 중 1차례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경험이 있는 임산부 중 임신 12주 이전에 음주한 여성이 125명(58.1%)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임신 여부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음주한 사례가 대다수인 것으로 보인다.

또 임신 13∼26주에 음주한 경험이 있는 임산부는 27명(12.6%), 임신 26주 이후는 58명(27.0%)으로 집계됐다.

임신기간 전체에 걸쳐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임산부도 2명(0.9%)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알코올 의존성 조사에 참여한 577명 중 60명(10.4%)은 알코올 의존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알코올 의존성은 임신기간과 관계없이 음주 후 기억이 끊긴 적이 있는지, 지인으로부터 절주를 조언을 받은 적이 있는지를 묻는 설문에 높은 점수를 기록한 사례로 임신 중 실제 음주 여부와는 관계가 없다.

아울러 태아의 대장 내 알코올대사물질 농도가 임신 중 음주를 한 경우 4.28ng/㎖로 음주하지 않은 임산부의 태아 농도 2.17ng/㎖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만, 음주시기나 음주량과 관계없이 임신 중 1차례 이상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임산부와 그렇지 않은 임산부 간에는 조산, 저체중증, 신생아 키 등 출산력에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이번 조사대상 임산부의 음주량이 평균적으로 높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