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 원(F1) 그랑프리 2011시즌 개막전이 25일 연습 레이스를 시작으로 호주 멜버른에서 사흘간 펼쳐진다. 26일 예선 레이스 성적을 바탕으로 27일 결선 레이스 출발 순서가 정해지고, 27일 결선을 통해 올 시즌 첫 우승자가 나오게 된다. 호주는 1996년부터 2009년까지 꾸준히 F1 개막전을 열어온 곳이지만 지난해 바레인 그랑프리에 개막전을 내줬다. 올해 역시 지난 11일부터 바레인 대회가 개막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바레인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 탓에 대회가 취소되면서 호주가 다시 개막전을 하는 영예를 안았다. 대회가 열리는 호주 멜버른의 앨버트 파크 서킷은 한 바퀴가 5.303㎞로 결선에서는 58바퀴, 총 307.574㎞를 돌게 돼 있다. 이 경기장은 도심에 있는 공원을 F1 대회에 맞춰 개·보수한 것으로, 대회가 끝나면 6주에 걸쳐 철거 작업을 한 뒤 다시 원상으로 복구될 예정이다. 인공 호수를 끼고 있는 것이 특징인 앨버트 파크 서킷은 시가지 코스가 아니면서 시가지 코스와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코스는 비교적 평탄해 최고 시속 300㎞까지 가능하지만 도로 폭이 좁아 추월할 곳이 많지 않다. 이 때문에 한 번의 실수가 큰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2008년에는 22명의 선수 가운데 7명만 완주에 성공하는 등 변수가 많은 서킷이어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해마다 우승자가 바뀌었다. 일반 도로에서 좌회전, 우회전을 하듯 직선으로 급하게 꺾이는 부분이 많아 이런 곳에서 얼마나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리느냐에 따라 순위가 요동칠 수 있다. 올해 유력한 우승 후보로는 역시 최근 2년 연속 호주 대회를 제패한 젠슨 버튼(영국·맥라렌)이 꼽힌다. 2009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여세를 몰아 시즌 종합 챔피언에 등극했던 버튼은 직선 주로에서 스피드에 강한 편이라 스타트 그리드부터 긴 직선 주로가 있는 호주 대회에서 초반의 기선 제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또 'F1 황제' 미하엘 슈마허(독일·메르세데스)도 호주 그랑프리에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연승하고, 다시 2004년에 우승하며 총 4승을 거두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 지난해 종합 우승자인 제바스티안 페텔(독일·레드불), 2010년 첫 한국 대회 챔피언인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페라리), F1 사상 첫 흑인 우승자인 루이스 해밀턴(영국·맥라렌), 홈 코스의 이점이 있는 마크 웨버(호주·레드불)도 우승 후보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들이다. 우승으로 가려면 적절한 피트 스톱(타이어 교체 등 차량 정비를 위해 잠시 멈추는 것) 전략도 필요하다. 김재호 F1 해설위원은 "지난해 대부분 차량이 레이스 도중 타이어를 한 번 바꾸는 '원스톱 전략'을 주로 썼다"며 "그러나 올해 대회에선 타이어 공급사가 피렐리로 바뀌면서 최소한 2회 이상의 피트 스톱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F1 인터넷 홈페이지는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버들이 평균 3회 이상 피트 스톱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