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바쁜 업무에 매달리고 있는 오후 시간,휴대폰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저 이번 기말고사에서 영어 성적 올랐어요! 다 선생님 덕분이에요~ *^^*"

사내 동호회 '지-에듀케이션(G-Education)' 활동으로 만난 한 학생의 문자를 확인하는 순간 붕 뜨는 기분이었다. 피로도 싹 풀렸다.

지-에듀케이션은 가정 형편 때문에 학원 다니기 힘든 저소득 가정 아이들의 학습을 도와주는 경기도시공사의 재능기부 동호회다. 회사에서 '잉글리시 아카데미'를 수강하던 8명의 직원들이 '영어를 좀 더 좋은 일에 써보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7월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현재 동호회원들에게 영어교육을 받는 아이들은 모두 9명.경기도 내 지역아동센터 두 곳에서 회원들이 조를 나눠 수업하고 있다. 중학생 수업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에 1시간30분씩,고등학생 수업은 매주 토요일 3시간씩 진행된다.

지금은 농담도 하고 고민도 나누는 사이가 됐지만 처음엔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게 쉽지 않았다. 그동안 지역아동센터를 다녀간 선생님들이 자주 바뀌었던 탓에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수업에도 집중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아이들이 먼저 진로에 대해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경기도시공사에서 준비한 특별한 크리스마스 행사에 함께 참여해 피자를 만들고 캐럴공연도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사실 바쁜 회사업무를 마친 후 지역아동센터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수업 준비를 위해 개인 시간을 희생해야 하는 것은 물론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타이르며 학습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부담도 있다.

하지만 회원들은 동호회 활동을 통해 본인들이 얻는 보람과 감동이 더 크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수업을 통해 영어 성적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생의 선배이자 멘토로서 학생들에게 꿈을 키워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나를 보고 꿈을 갖게 되고,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 역시 학생들에게 중도에 포기한다거나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스스로 노력하게 돼요. " 박원식 주거복지팀 대리의 각오다.

올해도 지-에듀케이션 활동은 계속된다. 율전 지역아동센터에서 영어 외에 수학수업도 해줄 것을 요청해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벌써부터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이 떠오른다.

변강국 < 경기도시공사 사업개발팀 대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