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는 국내 소매 유통 분야의 대표 주자다. 지난해 추정 매출액은 33조~34조원.백화점 인터넷쇼핑몰 슈퍼마켓 등에 비해 매출이 10조원가량 많다. 전 국민의 '주말 놀이터'로 자리잡은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대형마트 매출이 6%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숙 시장이지만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인터넷쇼핑몰 처럼 매출이 가파르게 오르기도 힘들지만,반대로 재래시장 처럼 매출이 떨어질 가능성도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빅3'간 경쟁은 올 한 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경쟁의 핵심은 다른 곳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가격 차별화와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제품을 갖추는 상품 차별화로 요약된다.

◆차별화 전략 가속화



이마트는 지난해 추진한 '상시 저가 정책'을 올해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좋은 상품을 1년 내내 저렴한 가격에 내놓겠다는 것이다. 점포 차별화 방안으로 내놓은 것은 이마트 트레이더스다. 작년 11월 경기도 용인 구성점을 리모델링한 이 점포는 미국 코스트코를 빼닮은 창고형 할인점에 가전전문점과 애견전문점 등을 합친 형태다. 이마트는 대전 인천 울산 등에 있는 기존 점포를 전환해 트레이더스 매장을 추가로 낼 계획이다. 패션 부문도 대폭 강화한다. 계열 패션전문기업인 신세계인터내셔널을 통해 '데이즈'란 자체 브랜드를 지난해 선보인 데 이어 자라 갭 등 인기 패스트패션 브랜드도 주요 매장에 속속 들여놓을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다양한 차별화 전략으로 고객들을 끌어모은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선보인 숍인숍 형태의 명품관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기로 했다. 현재 잠실 킨텍스 창원 등 7개 점포에서 운영 중인 이 매장에선 프라다 샤넬 구찌 페라가모 등 유명 명품 브랜드 상품을 백화점보다 20~30% 싸게 판매하고 있다.

호텔에서나 맛볼 수 있는 베이커리와 디저트를 판매하는 것도 홈플러스의 강점이다. 작년 7월부터 국내 특급호텔에 디저트를 제공하는 JF&B 제품을 전국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2007년부터 전국 매장에서 베이커리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아티제 블랑제리'는 신라호텔과 제휴해서 만든 회사다.

롯데마트는 카테고리 킬러 매장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경쟁업체와의 차별화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10여개인 토이저러스 매장을 순차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토이저러스는 기존 대형마트 완구 매장보다 상품 종류가 8배 이상 많은데다 눈에 띄는 인테리어와 다양한 시연공간을 배치한 덕분에 부모들이 아이 손을 잡고 찾는 공간이다. 롯데마트는 또 현재 50여곳에 입점해 있는 토이저러스의 축소판인 토이박스 매장도 연내 전점으로 확대키로 했다.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등 다양한 디지털 가전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매장인 디지털파크 매장도 6개점에서 1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PB 비중 지속 확대


PB(Private Brand · 자체 상표)는 믿을 만한 제조업체가 만든 제품에 대형마트의 브랜드를 입혀 해당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을 말한다. 유명 브랜드와 비교해도 손색 없는 제품을 20~40%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2000년대 초 · 중반부터 본격화된 PB 제품은 이제 대형마트의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이 됐다. 빅3 업체들의 매출에서 PB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중반에 이른다.

이마트는 현재 신선식품 가공식품 일상용품 주방용품 유 · 아동복 패션 잡화 등을 중심으로 19개 브랜드,1만8000여개 품목에 이르는 자체상품군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이마트 매출에서 자체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4% 안팎.이마트는 올해 이 비중을 25%로 끌어올린 뒤 2014년에는 최대 40%로 높인다는 구상이다.

2001년 첫 PB 제품을 선보인 홈플러스는 현재 1만3000여개에 달하는 PB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쌀 달걀 프라이팬 세제 등 생활필수품에서부터 의류 잡화 소형가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현재 PB 제품 매출비중은 27%에 달한다. 2012년까지 이 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롯데마트의 대표 PB브랜드는 2003년 12월에 선보인 '와이즐렉'(wiselect)이다. '현명한 주부의 선택(wise+select)'이란 의미다. 롯데마트는 현재 와이즐렉 베이직아이콘 등 15개 브랜드로 9500여개의 PB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PB 상품의 매출 비중은 22.5%이며,연말까지 24%로 높일 계획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