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하이테크 테러리스트’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19일 미 NBC의 ‘미트 더 프레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어산지가 미 외교전문을 공개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졌으며,미국도 다른 국가와의 협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어산지가 1970년대 미국의 베트남전쟁 개입과정에 대한 국무부의 비밀문서가 대거 유출된 ‘펜타곤 페이퍼’ 사건의 주역들과 비교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를 하이테크 테러리스트라고 생각하는 쪽에 더 가깝다”고 답했다.영국 가디언은 이날 바이든이 어산지를 하이테크 테러리스트에 비유한 것은 그동안 미 정부 관계자들에게서 나온 발언 중 비판수위가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바이든은 또 어산지가 외교전문을 계속 공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미 법무부가 현재 어산지에 대해 취할 수 있는 법적 조치들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이어 “만약 어산지가 기밀문서를 확보하기 위해 미군 관계자와 공모했다면 범죄 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며 “이는 언론인이 유출된 정보를 단순히 제공받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미 검찰은 군사기밀을 위키리크스에 제공했다는 혐의로 구속 수감돼 있는 브래들리 매닝 육군 일병과 어산지가 공모했다는 증거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보고서에서 “어산지에게 간첩법을 비롯한 미국법을 적용할 수는 있겠지만 이런 사건에서 정보 공개자를 처벌한 전례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지난 16일 영국 법원의 보석결정으로 풀려난 어산지는 “언론 보도를 접하기 전까지 매닝의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다”며 공모 의혹을 일축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